곽 시장은 최근 서울대병원 종합의료기관 건립에 손을 떼고 국가재난질병 및 응급외상·어린이 희귀질병 등을 전담 치료하는 특수목적병원 유치로 방향을 돌렸다.
2008년 5월 체결한 양 기관의 양해각서(MOU)가 이달 27일 기간이 끝남에 따른 시의 '꼼수'다.
당초 곽 시장은 이 병원 유치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또 병원측 용역 타당성 결과가 나오는대로 시민들을 상대로 한 분명한 입장표명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곽 시장은 주민과 약속을 어기고 이달 21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덴마크와 스웨덴·핀란드 등으로 '북유럽 교육선진국가 벤치마킹' 중이다.
25일 시에 따르면 기존 양해각서를 27일 해지하고, 7월 내 서울대병원이 운영하는 특수목적병원 유치를 위한 새로운 MOU를 시와 병원측이 체결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시와 병원측은 공동으로 TF(Tasks Force)팀을 구성, 구체적인 내용 및 일정·특수병원 유치를 공동 추진키로 했다.
하지만 이 병원 종합의료기관 건립과 마찬가지로 이마저 '공염불'에 그칠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종합의료기관 건립 역시 시가 병원측 눈치를 보다 모든 행정에 손을 놔, 이같이 사업이 좌초 됐기 때문이다.
시민 유모(39·대원동)씨는 "이같은 양해각서로 새롭게 바뀌는 것이 무엇인지, 또 누구를 위한 MOU 체결인지 도대체 이해가지 않는다"면서 "곽 시장은 시민의 대표로서 이에 대한 분명한 입장 및 방향 등을 설명해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A단체 관계자 B씨는 "밑그림도 없이 마구잡이식 MOU 체결이나 정치인의 인기만을 고려한 행정은 반드시 시민들이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며 "주민과 약속을 져버리고 해외로 떠난 곽 시장의 행보에 시민들의 믿음은 곧 깨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초 곽 시장은 "서울대병원측 용역 결과가 나오면 곧바로 시민들에게 알릴 것"이라며 "병원 유치는 확정된 것이나 마찬가지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서울대병원에서 운영하는 일반종합병원의 경우 국민의 동의와 정부의 승인을 얻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판단 아래 특수병원 유치를 추진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시는 서울대병원 종합의료기관 건립을 위해 앞서 내삼미동 122번지 등 103필지를 530억원의 예산으로 매입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