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애플 위치정보 저장 조사 착수…시장 점유율만큼 책임져야

2011-05-03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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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지은 기자) 전 세계인이 널리 사용하는 아이폰에 이용자의 이동 경로가 자동으로 저장된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세계 각국이 일제히 우려를 표시하며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독일 바이에른주의 정보보호 당국은 지난달 애플에 아이폰을 통해 가입자의 위치 정보를 몰래 저장했는지 여부를 오는 10일까지 답변해 달라고 요청했다.

독일 외에도 프랑스와 이탈리아, 대만 등도 애플에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앞서 미국에서는 상원의 사생활보호위원회 위원장인 앨 프랭켄 의원이 애플에 위치 정보를 저장한 이유에 대한 질의서를 보냈다.

미국 언론은 수사당국이 위치 정보를 은밀히 활용해 왔다고 전하면서 개인정보가 손쉽게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을 일제히 경고했다.

한국 정부도 아이폰의 위치정보 무단 수집 의혹에 대한 공식 조사에 착수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달 25일 아이폰의 개인 위치정보 수집 및 저장과 관련해 위치정보보호법 등 관련법 위반 여부 등을 조사하기 위해 애플코리아에 공식적인 답변을 요청했다.

정부는 애플의 불법행위가 적발되면 사업 중단 조치까지 내릴 수 있다는 입장이다. 우리 정부는 이번 사안이 전 세계적으로 관심이 높은 문제인 만큼 시한을 명시하지 않고 최대한 신속히 답변해 달라고 요구했다.

정부가 애플에 공식 답변을 요구한 사항은 크게 다섯 가지다. 위치정보의 저장 주기와 거부 가능 여부, 위치 정보를 저장한 이유, 암호화를 하지 않은 배경, 개인 식별 여부 등이 그것이다.

국내법상 위치정보를 수집하려면 당사자가 식별되서는 안 된다. 따라서 현행법상 위치정보의 개인식별이 가능하거나 이용자의 동의 없이 해당 정보를 상업적으로 활용했다면 불법이다.

방통위는 조사 결과 애플의 불법 사실이 밝혀지면, 사업 중단은 물론 영업정지 조치를 내리거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블룸버그통신은 각국의 위치 정보 무단수집 조사와 관련, 애플이 미국보다 유럽에서 더욱 철저한 조사를 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닉 그래햄 런던인터넷및정보보호그룹 책임자는 "구글의 위치정보 서비스인 '스트리트뷰'에 대한 의혹이 애플에 대한 조사에서도 제기될 것"이라며 "구글이 와이파이를 통한 개인정보 수집과 관련한 문제까지 드러내면서 애플과 관련한 이슈가 미국보다 유럽에서 더 심각히게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전했다.

구글은 지난 3월 프랑스 정부로부터 와이파이망을 통해 개인정보를 수집해 프라이버시 관련 규정을 침해했다는 이유로 10만 유로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그래햄은 이어 "(정보보호와 관련해) 보다 좁은 범위로 한정한 미국의 규정과 보다 넓은 범위로 한정한 유럽의 규정간에 갈등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애플과 구글을 비롯한 미국 기업들은 정보 수집이 익명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개인 정보의 범위를 어떻게 한정하느냐에 따라 여전히 유럽연합(EU)의 규정에는 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애플은 시장점유율이 높은 만큼 더 많은 개인정보 관련 규정을 따라야 한다"며 "시장 점유율만큼 더 많은 조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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