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왼쪽 앞)이 7일 서울 양재동 농협 하나로클럽에서 국민경제대책회의를 주재한 뒤 클럽 내 매장을 둘러보며 농산물 등의 물가를 점검하고 있다. 이 대통령 뒤엔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사진=청와대] |
(아주경제 장용석 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7일 물가난 극복을 위한 정유업계의 협조와 국민의 소비 절약을 거듭 주문하고 나섰다. 또 곡물 수급과 가격안정을 위한 장기적인 대책 마련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양재동 농협 하나로클럽에서 열린 제82차 국민경제대책회의를 통해 최근의 고유가 등 물가불안 상황과 관련, “요즘 ‘정부가 강제로 (석유값 인하를) 했다, 안했다’고 하지만 강제로 해서 될 게 없다”면서 “정유회사와 주유소도 국민이 고통을 받을 때 적극 협조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이 대통령도 “유통과정이나 여러 측면에서 석유 값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이 문제에 계속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최근 정치권 안팎의 유류세 인하 요구 등을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유류 값 상승 문제를 가장 현명하게 극복하는 길은 소비를 줄이는 것이다”면서 “기업과 개인이 소비를 줄여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이 대통령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110달러를 넘고 이상기온 때문에 모든 채소값을 낮출 수 없다. 특히 중국의 흉년 때문에 올해 곡물 값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면서 “정부가 자나 깨나 물가를 걱정하고 있지만, 국민도 불가항력적인 문제는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날 회의에선 ‘농·축·수산물 가격동향 및 안정대책’과 ‘해외 곡물자원 개발·확보전략’에 대한 농림수산식품부의 보고 및 토론이 이뤄졌다.
농식품부는 △서민생활과 밀접한 쌀·배추·마늘·사과·배·돼지고기·닭고기·계란·명태·고등어·오징어 등 11개 품목을 중심으로 물가안정 대책을 적극 추진하는 한편, △해외 곡물 생산기반을 확보, 오는 2015년까지 400만t 규모의 해외곡물 유통망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보고했다.
이 대통령은 “농산물은 단기 전략도 필요하지만 다음 세대를 위한 장기 전략도 중요하다”며 “곡물 자급률을 50%까지 높일 수 있도록 해외 곡물자원 개발을 종합적·전략적으로 검토해달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회의 뒤 하나로클럽 매장에 들러 장을 보러온 주부들과 대화를 나누며 채소, 과일 등의 체감물가를 점검했다.
이날 회의엔 이 대통령 외에 윤증현 기획재정부·유정복 농식품부·백희영 여성가족부 장관과 백용호 정책실장, 정진석 정무·김대기 경제·홍상표 홍보수석비서관 등 청와대 참모진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