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FT)는 17일 일본 원전 폭발사고와 독일의 노후 원자로 가동중단에 따라 전 세계 에너지 및 탄소배출권 시장이 들썩거리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로 천연가스와 석탄 등이 핵연료의 대체 에너지로 떠올라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 탓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전날 가동 중인 17개 원자로 가운데 7기의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핵발전 연료로 쓰이는 우라늄 가격이 급락하고, 천연가스와 석탄 가격은 급등하고 있다.
천연가스 유럽 기준가도 지진 이후 13.4% 폭등했으며 독일에서는 4월 인도분 전기 값이 24% 오르며 2008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세계적인 석탄·탄소배출권 거래업체인 노블그룹의 리카르도 라이먼 최고경영자(CEO)는 FT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의 원자력 위기로 대체 에너지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원자력 발전이 주춤하게 되면 발전용 석탄과 천연가스 가격에 긍정적인 영향이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FT는 단기적으로는 액화천연가스(LNG)가 최적의 원자력 대체 에너지가 되겠지만, LNG 가격이 오르면 장기적으로 석탄이 더 큰 경쟁력을 얻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티에리 브로스 소시에테제네랄 천연가스 애널리스트는 “유럽 정부들이 원전 건설 프로젝트를 하나둘 포기하게 되면 천연가스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찍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오름세를 타기는 탄소배출권 가격도 마찬가지다.
유럽에서 이산화탄소 배출권 가격은 전날 27개월래 최고 수준으로 뛰었는데, 이는 독일 에너지기업인 RWE와 이온(Eon)의 화력발전량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유럽 최대 탄소배출권 거래시장인 영국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는 12월 인도분 탄소배출권은 지난 11일 이후 전날까지 10%로 뛴 t당 17.76 유로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