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증하는 대학가 전세난민-(중)] 기숙사요? 비싼원룸으로 내몰리는 대학생

2011-02-28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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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대학생 절반이상 지방출신, 12.4%만 기숙사 행운

 

(아주경제 김지나 기자) 대학가로 파고든 전세난으로 새학기가 시작됐는데도 살 집을 구하지 못한 자취생들이 값비싼 원룸으로 내몰리면서 생활고를 겪고 있다. 특히 학교와 정부, 해당 지자체가 민자 기숙사로 학생들을 유도하면서 그 피해는 고스란이 학생 몫으로 전가되고 있다.

28일 대학가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대학생(26만9000여명) 중 절반 이상이 지방출신(14만1000여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대학 기숙사 수용 규모는 지방 학생의 12.4%(1만7500여명)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대부분의 대학 기숙사 재학생 수용률이 극히 저조해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학알리미 서비스에 따르면 작년 기준으로 중앙대의 경우 재학생 수용률이 4.5%에 불과했고, 한양대 8.3%, 고려대 8.8% 등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경희대(10.3%), 숭실대(10.8%) 등이 10%를 넘었다.

특히 각 대학들이 최근 2~3년새 재단 적립금 없이 민간투자로 기숙사를 건립하면서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이 기숙사에 들어가는 학생들의 기숙사비 부담이 늘어나면서 학생들이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 민자 기숙사는 학교 자체 기숙사보다 이용료가 최고 4배 가량 비싸기 때문이다.

중앙대의 경우 민자 기숙사가 들어서기 이전인 지난해 6~7인실 기숙사비는 한 학기(4개월)에 30만원이었다. 하지만 민자 기숙사가 들어선 올해 2인실 기숙사비가 118만원에 이른다.

대부분이 2배 이상 비싸다. 연세대는 2인실 기준으로 올해 한 학기 일반 기숙사비는 67만4000원, 민자 기숙사비는 158만7000원으로 2배 이상 차이를 나타냈다. 고려대학교 역시 일반 기숙사비가 72만원인 반면 민자 기숙사비는 158만원에 달했다.

더욱이 서강대의 경우 민자 기숙사비는 179만원(월 45만원 수준)으로, 학교주변 원룸 월세의 평균적 시세인 35만~40만원 선을 넘어섰다.

이 같은 과도한 기숙사비를 감당하지 못한 학생들이 기숙사를 떠나는 사례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난해 학교 기숙사에서 살다, 이번 학기에는 학교 앞 원룸에서 자취하고 있다"는 고려대 3학년에 재학중인 김모군은 "기존 기숙사에 있던 학생들을 민자 기숙사로 유도하는 바람에 이를 감당할 수 없어 나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학뿐 아니라 정부와 해당 지자체의 대학생 주거안정에 대한 무관심이 자취생들의 주거난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대학가 노후주택에 대한 무분별한 뉴타운구역 지정이 자취방이나 하숙방을 소멸시키는 원인이라는 설명이다. 서울 동작구 흑석동 중앙대 인근은 흑석재정비촉진지구로 묶여있고, 연대·이대·서강대 등 대학이 밀집한 신촌 일대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 인근은 북아현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돼 이미 철거에 들어선 사업장도 있다.

재개발사업이 추진되면 이곳에 거주하는 자취생들은 밀려날 수 밖에 없는 데 정부의 이에 대한 대책은 전무한 실정이다.

주거복지연대 남상오 총장은 “요즘 재개발을 보면 전부 대학을 끼고 있는데 그러다보니 재개발이 시작되고, 주택이 철거되면 대학생들은 쫒겨날 수 밖에 없다”며 “재개발 과정에서 대학생에 대한 고려가 없어 그 피해를 대학생들이 고스란이 입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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