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책> 일곱가지 색깔로 내리는 비/ 김미월 외 6인/ 열림원

2011-02-25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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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오민나 기자) 장은진·김숨·김미월·윤이형·김이설·황정은·한유주. 이름만 들어도 풋풋하고 싱그러운 향기를 내뿜는 젊은 여성 작가 7인이 소설집 ‘일곱가지 색깔로 내리는 비’에서 뭉쳤다. ‘일곱...비’는 ‘비’를 주제로 한 테마집이다.

이들은 지난 여름, 출판사로부터 ‘비’라는 주제만 받아든채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시작했다.

대전일보 신춘문예(1997), ‘문학동네’ 신인상(1998)으로 등단해 장편소설 ‘백치들’ ‘나의 아름다운 죄인들’ ‘물’ 등을 발표한 작가 김숨은 21일 열린 출판간담회에서 “주제를 받고 비를 나름 정의 내려봤다. 눈은 쌓여도 눈이다. 하지만 비는 내리는 순간에만 비라 ‘현재진행형’이라고 생각했다”며 “이 점에 착안하니 자칫 상투적으로 흐를 수 있는 ‘비’라는 주제가 역으로 새로운 느낌이 들었다. 이번 소설집의 단편 ‘대기자들’은 비가 오기 직전의 ‘강박과 불안’을 다뤘다”고 밝혔다.

이들 젊은 작가 중에서도 ‘가장 젊은’ 소설가 한유주는 “내 첫 작품을 보고 일각에서는 두 번째 작품을 쓰지 못할 거라고 말했다. 아마도 내 작품이 다른 사람들이 그동안 읽었던 작품들과 많이 달라서 그런 말이 나온 것 같다. 하지만 이렇게 글을 계속 쓸 수 있어 행복하다”며 “여기에 수록된 ‘멸종의 기원’은 죽은 사람이 비로 변해서 떨어지면 어떨까라는 생각만으로 소설을 시작해, 일주일동안 썼다. 처음에는 다른 작가들과 같은 주제로 글을 쓴다는 게 부담스러웠지만 자신만의 세계를 가진 작가들과 함께하게 돼 영광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다른 작가와는 달리 습작기간이 없었기 때문에 이제서야 작가란 누구인지를 고민하고 있다”면서도 “인생의 모토는 ‘즐겁게 살자’”라며 젊은 작가다운 발랄함을 보였다. 한유주 작가는 학교 수업 과제로 낸 작품 ‘달로’로 2003년 우연히 문학과 사회에 등단한 뒤 2009년, 한국일보문학상을 수상했다.

비가 오는 날을 나쁜 징조로 감지하고, 태풍이 들이닥치던 날 남편이 살해되는 내용을 그린 ‘키즈스타플레이타운‘ 의 김이설 작가는 출판간담회에서 시종일관 진지하면서도 유쾌함을 잃지 않았다. 김 작가는 “ 작품을 쓸 때 마침 태풍 ‘곤파스’가 위력을 떨칠 때라 이 글에 당시의 분위기가 묻어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 자신의 작품을 두고 ‘무겁다’ 고 느끼는 사람이 많지만, 웃고 즐길 수 있는 소설보다 한번쯤 곱씹어 볼 수 있는 소설을 지향하기 때문에 분위기가 그런 것 같다”며 앞으로의 작품세계도 이와 비슷한 방향으로 갈 수 있음을 내비쳤다.

이밖에도 ‘일곱가지...’에는 윤이형의 '엘로', 황정은의 '낙하하다',  장은진의 '티슈, 지붕, 그리고 하얀 구두 신은 고양이', 김미월의 '여름 팬터마임'이 수록됐다.

열림원 김도언 편집장은 “기존 테마소설집이 독신·자살· 분노 등 이미 서사성이 들어 있는 주제에 맞춰 작가들이 작품을 쓴 데 비해, 이번 주제 ‘비’는 작가들이 상상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한국문학을 이끌어나갈 장래성 있는 소설가를 선정, 한 데 모은 이번 소설집은 앞으로 해 나아갈 작업의 중요한 출발점이라고 밝혔다.

열림원은 이번 소설집에 이어 ’눈‘을 주제로 구경미, 김현영, 김이은, 박주영, 서유미, 조해진, 김유진 작가가 참여하는 두 번째 테마소설집을 올해 5월 경 출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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