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금융감독원과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카드론 대출잔액은 24조9000억원으로 5년만에 3배 넘게 커졌다.
지난 2005년 8조원에 불과했던 카드론 대출잔액은 2006년 11조원, 2007년 16조원, 2008년 19조원, 2009년 18조원으로 경기침체를 겪은 2009년을 제외하면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금서비스의 경우 최근 보합세를 보이거나 줄어드는 모습과 달리 카드론은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라며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금융권 전체의 가계대출 비중보다 증가율이 빨라 주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카드사들은 최근 현금대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메일, 문자메시지, 무가지 등 전방위 광고를 통해 마케팅에 더욱 힘을 쏟고 있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카드론 영업에 집중하는 것은 중소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으로 신용판매 수입이 줄어들자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특히 카드론은 이른바 '카드 대란'을 일으킨 현금서비스에 비해 규제가 약하고 고객을 장기간 묶어 둘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카드사들이 선호하고 있다.
현금서비스는 한 달 뒤 곧바로 갚아야 하지만 카드론은 짧게는 3개월에서 길게는 24개월에 걸쳐 분할 상환할 수 있어 카드사는 고객을 장기간 유치할 수 있다.
그러나 카드론 등 현금대출은 가계부채를 키워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우려되고 있다. 더욱이 경기 회복이 주춤하고 금리가 상승하는 시기여서 가계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카드론 금리도 최고 27% 수준으로 대부업체나 저축은행, 캐피털보다는 낮지만 현금서비스 금리와 별 차이가 없을 정도로 높은 수준이다.
지난달 31일 기준으로 카드론 금리는 신한카드 7.6∼26.9%, 삼성카드 7.9∼24.9%, 현대카드 6.5∼27.5%, 롯데카드 7.8∼24.9%, 하나SK카드 6.9∼26.9% 등이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카드론 규모가 커지자 신용판매와 현금대출(현금서비스카드론)에 동일하게 적용돼 왔던 충당금 적립률을 구분해 적용키로 했다. 현재 정상 여신으로 분류된 현금대출의 적립률은 1.5%로, 이를 2.0% 이상으로 인상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카드론을 중심으로 카드사간 대출 경쟁이 심해지면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필요성도 커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