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형사과 소속 이모(43) 경사는 지난해 4월 도박 사건을 수사하던 중 도박꾼 3명이 함께 판을 벌였던 피해자 2명을 때리고 판돈을 빼앗았다는 내용으로 조서를 꾸며 도박꾼들에 대해 강도상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하지만 이들의 구속영장이 모두 기각된 반면 피해자 가운데 한 명은 얻어맞지도 않았는데 맞았다며 허위 진술한 사실이 검찰 조사에서 드러나 오히려 무고 혐의로 구속됐다.
검찰은 이 경사가 구속된 피해자에게서 청탁을 받고 조서를 허위로 작성한 정황을 잡고 내사에 착수했으나 이 경사는 지난해 10월 모친의 병간호를 이유로 휴직하고는 출국했다.
경찰 내부에서는 이 경사가 앞서 지난해 9월 중국 유학을 가겠다며 휴직계를 냈다가 반려된 뒤 재차 휴직을 시도한 점에 비춰 검찰이 내사에 들어간 사실을 알고서 도피성 출국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감사원은 지난해 12월 이런 사실을 파악해 업무복귀 명령을 내렸지만 이 경사는 아직 출근하지 않고 있다.
강남서 관계자는 “이 경사가 검찰의 체포영장이 발부되자 지난달 말 자진 입국했고 조만간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