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로봇수술은 대세..의사의 양심과 환자의 이해가 뒷받침 돼야

2011-01-3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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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영득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비뇨기과학교실 교수, 세브란스 의료기기임상시험센터장


(아주경제 강규혁 기자)달의 벽계수를 꿈꾸던 먼 옛날 공상에서나 일어날 일인 암스트롱이 달을 밟는 날이 지나간 지도 오래전일이다. 집전화로 서로를 찾고 안부를 묻던 세월이 10여년 전인데 이제는 핸드폰 하나면 영상으로 서로을 확인하고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시대가 왔다. 의학에서도 사람의 배를 째고 수술하던 날이 그리 멀지 않은데 로봇수술이 요사이 한참 유행하고 있다.

현재 전립선암의 치료는 근치적 전립선적출술이다. 대부분 수술은 개복으로 이루어 졌으며, 지금도 일부 개복이 시행되고 있다. 지난 10여년전부터 일부에서 복강경수술이 개복수술의 단점을 보완하고자 최소 침습적 수술로 발전되었다. 복강경수술은 개복하지 않고 배에 3-4개의 구멍을 뚫어 내시경을 삽입하고 기구로 전립선을 떼어 내는 방법으로 상처가 적고, 재원기간이 짧으며, 회복기간이 감소하여 사회활동 복귀 기간이 단축되고, 출혈량이 감소되는 장점이 있다. 반면 복강경수술은 배우기가 어렵고, 숙련된 경험이 쌓여야 쉽게 시행할 수 있으며, 딱딱한 고정 기구를 가지고 2차원적 영상에서 시행해야한다는 제한점들이 있다. 최근 로봇수술은 복강경수술의 제한점들을 극복할 수 있는 최신의 최소 침습적 수술법으로 발전되고 있다.
간혹 수술 받으러 오시는 분 중에 “로봇이 수술하는 것보다 사람이 직접하는 것이 좋지 않느냐?”면서 직접 수술해달라고 하는 분들이 있다. 수술방법에는 개복, 복강경, 로봇수술 등이 있다. 그러나 모든 수술은 도구의 차이이지 사람이 직접 한다. 로봇수술이라 하여 로봇이 하는 것은 아니고 로봇팔과 로봇장치를 이용하여 사람이 직접 조정하며 수술을 하는 것이다.

개복이나 로봇수술의 경우 결국은 사람이 하는 수술이어서 개복수술을 충분히 시행하고 터득한 뒤에 하는 것이 로봇수술을 잘할 수 있다. 요사이 젊은 의사들의 경우 개복 수술의 경험이 적은 경우에 로봇수술을 시행하여 좋지 않은 성적을 내는 경우가 많다
로봇수술의 경우 학계에 많은 보고가 있다. 나의 논문을 비롯하여 외국에 이미 로봇수술에서 기존의 개복수술에 비해 전반적으로 재원기간의 감소, 술후 위험도의 감소, 회복기간의 감소, 사회활동 복귀 기간의 단축, 출혈량의 감소 등에 좋은 결과를 보였으며, 암의 절제 능력은 개복술에 비해 나쁘지 않은 결과를 나타낸다. 로봇은 개복에 비해 수술 후 요실금 없이 요자제가 빠르고, 발기능 유지도 좋다.

우리나라에서는 인터넷에 몇 개 경험의 초기경험을 인터넷에 배포하여 잘하는 것처럼 보도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위험한 일이다. 또한 로봇수술의 개수에 연연해하는 경우도 많은데 개수도 중요하지만 의사의 능력과 양심이 더욱 중요하다

로봇에 대한 시사 문제를 로봇수술에 대한 결과를 토대로 방영되는 것이 아니고 단지 개인적인 생각을 그대로 내세우는 경향이 많아 긍정적인 상황보다는 부정적인 상황에 더욱 예민한 뉴스 기억을 조장하는 경우가 많다. 토론회 등의 문제로 찬성하는 사람은 대부분 많이 시행한 사람이고, 반대하는 경우는 대부분 한 번도 해보지 않았거나 10개 미만으로 시행하면서 잘되질 않아 중도 포기한 경우로 결국은 술기가 도달되지 않은 상태에서 적은 경험으로 자신의 능력을 인정하지 않고 이득이 없다고 하는 경우가 많다. 로봇의 장단점을 논하려면 한 가지 수술을 최소한 50례 이상 연속해서 시행 후 논하여야 할 것으로 여겨진다. 신기술이 나타나면 이를 습득하는데 에는 어느 정도 노력과 정성이 요구된다. 신기술을 완전 정복 후에 평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로봇이 싫던 좋던 대세는 로봇으로 간다. 대세를 그르칠 수는 없다, 더욱이 발전시키고 한발 앞서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20년 전만 해도 ‘돈 많이 들고 이점이 없다’고 비판 받던 복강경수술이 현재 담석수술 표준이 됐듯 로봇수술도 진화하고 있다. 20년 전 체외충격파쇄석기가 도입되었다. 당시 체외충격파쇄석기 가격이 2억원으로 지금으론 30억 이상이고 체외충격파쇄석기로 돌을 깨면 150만원 내는데 현재로는 2000만원 이상이다. 당시에도 요로결석은 수술로 어려움이 없고 요관경이나 내시경으로 충분한데 고가의 장비는 한국에 하나만 있어도 되는데 왜 필요한지 모르겠다고 비판이 많았지만 현재는 그렇게 비판 받던 체외충격파쇄석기가 개업의들에서도 시행하고 있으며 요로결석의 1차 처치로 사용되고 있다.

나의 경험에 200여개의 개복수술과 600여개의 로봇수술을 시행한 현재 로봇수술의 경우 개복수술과 비교하여 암의 치료면 에서는 개복과 유사하나 술 후 환자의 삶의 질이 (회복, 요실금, 성기능 등등) 좋다. 시대의 흐름에 의료산업에도 최신의 로봇이 발전되어 사용되고 있으나 의사들의 노력이 필요하고 국가의 지원이 요구되고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이끌어 나가야 할 것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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