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전국 아파트 분양 예정 물량은 3만700여 가구로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5만9400가구)에 비해 반토막 수준이다.
이처럼 물량이 크게 줄어든 데에는 연초부터 장기전세주택이나 보금자리주택 등 민간물량에 비해 저렴하고 입지가 좋은 공공물량이 공급되면서 건설사들이 이 시기를 피해 분양 시기를 조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0일 공급된 반포리체 전용면적 59㎡ 장기전세주택(시프트)의 1순위 청약 결과 최고 25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면서 마감됐으며, 강남 보금자리주택 본청약도 진행되면서 수요자들의 관심은 온통 보금자리로 쏠려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시장상황이 불투명하다는 것도 분양을 미루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수요자들은 여전히 부동산 가격 하락을 우려하고 있는 데다,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 신규분양에 나설 이유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때문에 대부분의 건설사들은 4월부터 본격적인 분양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GS건설 관계자는 "첫 분양은 4월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까지 확정된 것이 없어 더 미뤄질 수도, 앞당겨질 수도 있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에선 앞당겨질 일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화건설도 당초 3월에 첫 분양을 시작할 계획이었지만 한달 가량 미룰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도 3월 이후로 계획하고 있으며, 롯데건설도 비슷한 시기에 분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올해 김포한강신도시에서 공급을 준비 중인 한라건설도 분양일정을 확정하지 못하고 고심하고 있다. 한라건설 관계자는 "김포한강신도시에서 분양을 준비하는 대다수의 건설사들이 여전히 분양시기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어 타 건설사 일정을 보고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 중견사 관계자는 "주택분양시장에서 1~2월은 원래 비수기로 꼽히지만 올해처럼 어려웠던 적은 없는 것 같다"며 "대부분의 건설사들이 아직까지 일정을 못잡고 있고, 또 2분기 이후에 본격적으로 분양에 나설 것으로 보여, 흥행몰이에 실패할 경우 또다시 대량 미분양 사태를 맞을 수도 있어 걱정이 태산이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