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기 “감사원장 후보 사퇴…국민 여러분께 송구”

2011-01-12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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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청 간 '인사 실패론' 파워게임으로 확대…'조기 레임덕' 우려 감안

(아주경제 장용석 기자)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가 결국‘자진사퇴’ 의사를 밝혔다. 지난해 12월31일 이명박 대통령이 감사원장에 내정한지 꼬박 12일 만이다.
 
 정 후보자는 이날 오전 서울 통의동 금융감독원 별관에 마련된 후보자 사무실에서 회견을 열어 “오늘 감사원장 후보자 지위에서 사퇴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정 후보자는 “부족한 사람이 감사원장 후보자로 지명돼 각종 논란이 제기된데 대해 그 진상이 어떻든 간에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이 같이 말했다.
 
 감사원장 내정 직후부터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이력 등으로 정치적 중립성 훼손 시비가 일었던 정 후보자는 이후 과거 대검찰청 차장 퇴직 후 법무법인 재직시 ‘7개월 간 7억 급여(세금 포함)’ 수령에 따른 전관예우 논란에 휩싸이면서 민주당 등 야당으로부터 자진사퇴 압력을 받아왔다.
 
 특히 안상수 대표 등 한나라당 지도부도 관련 논란이 확산되자 오는 4월 재·보궐선거와 내년 총선·대선 등을 앞두고 여론 악화를 우려한 나머지 지난 10일 공개적으로 정 후보자에 대한 ‘부적격’ 의견을 이명박 대통령에게 전달, 집권 여당이 대통령의 인사권 행사에 정면으로 ‘반기(反旗)’를 드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결국 정 후보자의 이날 사퇴도 자신의 도덕성이나 자질 등에 대한 ‘흠결’을 인정하기보다는 본인 한 사람의 문제가 당·청 간 갈등은 물론, 이른바 ‘인사 실패’론에 따른 여권 내 ‘파워 게임’ 양상으로 확대되면서 이 대통령의 ‘조기 레임덕(임기 말 권력누수 현상)’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정치권 안팎의 우려를 두루 감안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정 후보자는 회견문에서 정 후보자는 “난 단 한 사람의 (국회) 청문위원이라도 있다면 끝까지 청문회에 임해 내 진정성을 국민 여러분들에게 보여주고 싶었지만 대통령에게 누를 끼치고 향후 초래될 국정의 혼란을 감안하니 차마 이를 고집할 수가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정 후보자의 자진 사퇴로 ‘12·31개각’ 인사 가운데에선 첫 낙마자, 그리고 현 정부 출범 이후 고위공직자 후보 중엔 여덟 번째 낙마자로 기록됐다.
 
 특히 국회 인사청문회가 열리기도 전에 후보자가 자진 사퇴한 건 역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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