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2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다문화가정과 북한이탈주민, 외국인근로자 등에 대한 자원봉사자들과의 오찬에 앞서 인사말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
(아주경제 장용석 기자) 이명박 대통령은 28일 “우리 사회가 각박하고 사랑이 없어 보이기도 하지만 자세히 보면 사랑이 넘치는 곳이 정말 많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부인 김윤옥 여사와 함께 다문화가족, 북한이탈주민, 외국인근로자 등에 /대한 지원활동을 하고 있는 자원봉사자 200여명을 청와대로 초청, 오찬을 함께한 자리에서 “올 한 해 우리 사회에 좋은 일도 많았지만, 어려운 일도 있었다. 그러나 여러분처럼 따뜻한 마음으로 사랑을 베푸는 사람들이 있기에 그 어려움을 견뎌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또 이 대통령은 지난 7월 한 베트남인 여성이 신혼생활 1주일 만에 정신 병력을 지닌 한국인 남편에게 흉기에 찔려 숨진 사건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정말 가슴이 아팠다”고 밝힌 뒤, “이후 베트남에 국빈 방문을 하게 돼 베트남 국가주석에게 이 일에 대해 뭐라고 얘기해야 하나 고민했는데, 그쪽에서 먼저 ‘우리 젊은 여성이 (한국에서) 죽었는데 많은 관심을 가져줘 고맙다’고 인사해 내가 몸 둘 바를 몰랐다. 우리가 진심으로 위로하고 사랑을 베풀면 그런 어려움을 겪은 상대도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다는 걸 알았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어려움이 있어도 주위에서 따뜻하게 위로하고 격려하면 이를 극복할 수 있다”며 “내년에도 정부가 다문화가정과 외국인근로자 등을 배려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정책을 펴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부터 서울 지역에 많은 눈이 내린 점을 들어 “지금 교통은 좀 불편할지 몰라도 정서적으론 하얀 함박눈이 와 기쁜 날 같다. 취임 이후 오늘이 청와대 경내 경치가 제일 좋은 것 같다”며 참석자들에게 “(행사가) 끝나고 (경내를) 둘러보면 좋을 것 같다”고도 말했다.
“우리가 함께 그리는 행복한 대한민국“을 주제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선 다문화가정 자녀로 구성된 연주단 ‘다뮤즈(多MUSE)’의 오카리나 및 해금 협연, 북한이탈주민의 피아노 연주와 함께 자원봉사자들의 사례 발표가 이어졌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지난 24일 ‘나눔·봉사’ 가족 초청 오찬에 이은 오늘 행사도 우리 사회 곳곳엔 자신을 내보이지 않고 각 분야에서 사회에 기여하는 사람들을 격려키 위해 마련했다”면서 “내년에도 서민생활 안정, 아동·청소년의 미래, 아름다운 인터넷 세상 만들기 등에 대해 기여한 사람들을 (대통령이) 격려하는 자리가 있을 것이다”고 전했다.
김 대변인은 특히 “이번 행사는 (청와대에서) 밥 한 번 먹고 끝나는 게 아니라, 우리 사회의 숨어 있는 봉사자들을 발굴해 적극적으로 국민에게 알리고 서로 격려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한 차원에서 준비한 것이다. 연말에만 ‘반짝’ 하고 끝내는 행사가 아니다”며 지속적인 관심을 당부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이 대통령은 행사 마무리 발언에서 참석자들을 향해 “여러분이 있어 대한민국이 따뜻한 나라가 됐다. 자신이 어려웠을 때를 생각하며 ‘남을 도와줘야지’ 하는 마음으로 봉사활동을 한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거듭 인사를 전했다.
더불어 이들 자원봉사자들로부터 도움을 받은 사람들에게도 “(외국인) 노동자는 ‘대한민국에 와서 일을 배우고 돈도 벌어서 고국에 돌아가면 내 나라를 발전시킬 수 있겠다’고 생각하고, 북한이탈주민은 ‘남북통일이 되면 고향에 가서 일 해야지’ 하는 이런 희망을 갖고 일한다면 대한민국도 함께 발전할 것이다”며 “어려워도 포기하지 말고 희망을 꼭 찾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오찬은 낮 12시부터 약 2시간 동안 진행됐으며, 이 대통령 부부 외에 백희영 여성가족부, 현인택 통일부,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