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적으로는 수요 압력에 따른 소비자물가의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경기 상승에 따른 상품 및 서비스 수요가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대외적으로는 미국·중국 등 주요 경제권의 경기회복 및 물가상승의 영향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23일 정례 금융통화위원회에 ‘물가안정 목표 운영상황 점검’을 통해 “수요 압력에 따른 물가 상승이 내년 이후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보고했다.
통상적으로 수요 압력은 2~3개 분기후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올 3~4분기부터 높아진 수요 압력이 내년 하반기 물가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수요 압력을 바탕으로 그동안 억눌렸던 개별 품목의 가격과 공공요금에 대한 인상 시도가 내년 초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또 공무원·공직유관단체·금융권 등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묶여 있던 사업장의 임금도 내년에는 인상될 예정이라 소득증대에 따른 수요 압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
또 물가에 대한 대외 여건도 비우호적이다.
지난달 수입물가는 전년 동월대비 8.2% 상승하며, 지난 5월의 11.3%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전월 대비로도 2.1% 오르며 고공행진을 벌였다.
수입물가는 올 중순 이후부터 가파른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국내의 물가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통상적으로 수입물가는 3개월 뒤에 소비자물가에 반영되기 때문에 내년 상반기 물가도 3%대의 상승률을 보일 전망이다.
더구나 수출단가 상승, 임금 인상 등으로 중국의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은 한국에 부정적이다. 중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를 돌파하며 2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도 경기회복에 따른 물가 상승이 예고돼 있어 내년에는 국내 물가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의 2차 양적완화(QE2)로 대거 풀린 유동성이 원유 등 실물 투자에 몰리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미국의 QE2 이후 두바이유가 2년 만에 최고치인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서는 등 국제 원자재가격도 요동치고 있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지난 13일 외신기자클럽 간담회에서 “중국의 임금 및 물가 오름세 확대가 수입물가를 통해 국내의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