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금위원회(WGC)가 최근 각국 정부에 통보한 12월 현재 금 보유량 현황에 따르면 한국의 금 보유량은 14.4t으로 조사 대상 100개국 가운데 57위였다.
한국은 지난 6월까지 금 보유량이 세계 56위였으나 방글라데시 등 개발도상국들이 대거 금 매입에 나섬에 따라 세계 순위가 한 단계 하락했다. 한국의 금 보유량은 미국의 565분의 1, 중국의 73분의 1, 일본의 53의 1 수준에 불과했다.
한국의 경우 12월 현재 금 보유량은 지난해 1분기 14.3t에서 그해 2분기에 14.4t으로 0.1t이 늘어난 뒤 변함이 없는 것으로, 금 시세에 대한 전망이 좋은 가운데도 한국은 금을 추가로 매입하지 않았다. 이는 정부가 외환보유고 축적을 위한 투자 수단으로 금을 선호하지 않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반면 올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개도국을 포함한 많은 국가가 금 사들이기에 집중했다. 러시아는 하반기인 7월부터 10월까지 65.4t의 금을 매입했고 방글라데시가 10t, 벨라루스가 1.9t, 필리핀이 4t, 태국이 15.6t, 우크라이나가 0.2t을 확충했다.
WGC는 이처럼 각국이 외환보유고 축적 수단으로 적극적인 금 매입을 시도하는 것에 대해 향후 금 시세에 대한 강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평가했다.
12월 현재 금 보유량 순위는 미국이 8천133.5t으로 1위였으며 독일(3천401.8t), 국제통화기금(2천846.7t), 프랑스(2천435.4t), 중국(1천54.1t), 스위스(1천40.1t), 러시아(775.2t), 일본(765.2t) 순이었다.
한국보다 경제력이 뒤지는 것으로 평가되는 대만(423.4t), 사우디아라비아(322.9t), 필리핀(175.9t), 태국(99.5t), 인도네시아(73.1t), 파키스탄(64.4t), 스리랑카(17.5t)도 금 보유량에서는 한국보다 크게 앞섰다.
한편 한국은 금 보유량이 외환보유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2%로 조사 대상 100개국 가운데 가장 캐나다와 함께 8번째로 낮았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외환보유고 축적을 위해 금을 추가 사들여야 할지 여부는 한국은행 등과 논의 중이지만 시세 변동이 심한 품목인 만큼 매입 여부를 결정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