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법인화 길 열렸다…갈등 불씨는 남아

2010-12-08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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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법인화 길 열렸다…갈등 불씨는 남아

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서울대 법인화 법안의 골자는 국립대학으로 정부조직과 다름없었던 서울대의 법적 지위를 독립된 법인으로 바꿔 인사ㆍ재정 등 모든 면에서 자율성을 주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으로 충분한 협의 없이 여당 단독으로 법안을 강행 처리함에 따라 여야 정치권은 물론 교육계와 서울대 구성원 내부에서도 법인화를 둘러싼 갈등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어떤 내용 담겼나 = 서울대는 법률 공포 후 1년이 경과하는 2012년 정부로부터 독립된 조직으로 설립등기 절차를 거쳐 법인으로 전환된다.

   총장 선출 방식은 현행 직선제에서 총장추천위원회의 추천과 이사회의 선임, 대통령 임명을 거치는 간선제로 바뀐다.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는 총장과 부총장 2명, 교육과학기술부 차관 1명, 기획재정부 차관 1명, 평의원회 추천자 1명 등을 포함해 7명 이상 15명 이하로 구성되며 반 이상 외부인사로 채워야 한다.

   서울대가 관리하던 국ㆍ공유재산은 학교 운영에 필요한 범위에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무상 양도받는다.

   정부 재정지원은 법인화 이후에도 계속되지만 장기차입을 하거나 채권을 발행할 수 있으며 교육ㆍ연구활동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수익사업도 할 수 있다.

   교직원은 본인 희망에 따라 법인 소속 교직원으로 신분을 바꿀지 여부를 선택할 수 있으며 5년간 공무원 신분을 그대로 유지할 수도 있다.

   법인 교직원은 사립학교 교직원 연금법의 적용을 받아야 하지만 법인 설립 당시 공무원 신분일 때는 본인 의사에 따라 20년간 공무원 연금법을 적용받을 수 있다.

   ◇가시지 않은 논란 = 법안은 이날 박희태 국회의장이 내년도 예산안과 함께 본회의에 직권상정하면서 상임위 의결도 거치지 않고 통과돼 여전히 분쟁의 소지를 안고 있다.

   서울대 법인화 법안은 야당의 반대로 절충안 없이 지난 1년간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에 계류돼 있었으며 원안 처리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였다.

   학내 일부 구성원도 법인화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지속적으로 반대 의견을 펴왔다.

   민주화교수협의회와 대학노조, 학생회 등으로 구성된 서울대법인화반대공동대책위원회는 최근 성명에서 "교과부가 주장하는 '기업식 효율성'은 자유롭게 숨 쉬어야 할 대학의 공기를 오염시키고 연구와 교육의 자발성을 질식시키는 독소가 될 것"이라며 법인화 추진을 비판했다.

   서울대 법인화 법안 통과로 다른 지방 국립대에서도 법인화 추진 행보가 빨라질 전망이지만 역시 그에 따른 갈등도 만만찮을 전망이다.

   서울대는 법안 의결 직후 보도자료를 내고 "서울대 법인화는 정부조직이 갖는 경직성과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이라며 "법인화를 통해 그간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치열한 자기성찰을 바탕으로 창조적 도전을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환영 의사를 밝혔다.

   이어 "법인화를 계기로 기초학문 발전에 철저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며 사회적 배려대상자에 대한 책무를 확대하고 학생들의 경제적 부담이 최소화되도록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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