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지성 기자) 삼성이 8일 그룹 역사상 가장 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올해 삼성 사상 최고의 경영실적을 반영한 인사이고, 그룹의 미래비전을 선도할 젊고 참신한 인물 대거 발탁한 것이 특징이다.
삼성의 2011년도 정기임원인사 발표에 따르면 이서현 전무를 포함해 부사장 승진 30명, 전무 승진 142명, 상무 승진 318명 등 모두 490명이 ‘별’을 달았다. 이 수치는 지난해 임원인사 380명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삼성 관계자는 “지속적인 원천기술 확보, 차별화된 제품경쟁력 제고 및 과감한 선행투자를 통해 국내외의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최고의 경영실적을 거둔 성과를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신임임원 중 연구개발(R&D) 인력도 100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이고, 126명 석박사 인력의 신임임원 승진규모는 지난해 90명에 비해 40% 증가했다. 승진자 490명중 발탁 승진도 79명으로 최고치의 발탁율(16.1%)을 보였다.
2년 이상 대발탁자 중 제일모직 이서현·김재열 부부는 이번에 나란히 부사장으로 승진해 눈길을 끌었다. 이서현 부사장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둘째 딸이다. 이·김 부사장 승진 관련해 삼성 관계자는 “성과에 따른 승진”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이부진 사장의 남편인 임우재 삼성전기 전무는 지난해 12월 전무로 승진했지만 이번 인사에서는 빠졌다.
제일모직에서 패션부문 사업을 진두지휘한 이 부사장은 이번 승진으로 제일모직과 제일기획에서 확고한 입지를 굳혔다. 이 부사장은 미국의 패션명문학교인 파슨스 디자인스쿨을 졸업한 후 제일모직 입사 후 패션부문 개편을 주도해 왔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이로써 이 회장의 자녀와 사위 등 그룹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5명 중 4명이 올해 인사에서 승진해 삼성그룹은 3세 경영체제로 한걸음 더 다가섰다.
30대 임원 3명과 여성임원 7명도 탄생했다. 30대 최연소 상무승진의 영예는 이민혁(38) 삼성전자 수석이 차지했다. 역시 삼성전자에 몸담고 있는 양준호(39) 수석과 문성우(39) 부장이 임원에 올랐다.
여성 임원도 7명은 이서현 부사장을 비롯해 김유미 삼성SDI 상무가 전무로 승진했고, 송영란․박희선 삼성전자 부장, 이지원 삼성SDI 부장, 김영주 삼성SDS 부장, 이재경 삼성증권 부장이 상무로 승진했다.
삼성 관계자는 “회사발전에 발군의 실력을 발휘한 여성인력을 과감히 승진 조치해 여성 활용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현지법인의 외국인 영업책임자들도 본사 정규임원으로 승진했다. 삼성전자 미국 휴대전화법인에서 현지 HHP 매출확대 및 시장 1위 달성에 기여한 오마르 칸 씨가 상무로 승진했다. 삼성전자 중국법인에서 GSM폰 영업을 담당하며 10%대의 점유율을 20%까지 향상시킨 러지아밍씨도 상무에 올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해외 현지법인의 영업책임자들을 본사 정규임원으로 선임해 현지인들에게 삼성에서의 성장비전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김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