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 미국 대사관이 발송한 이 전문에 따르면 공산당 서열 5위인 리창춘(李長春) 정치국 상무위원이 구글에서 자기 이름을 검색하자 자신에 대한 적지않은 비난 글이 떠오르는 것을 보고 구글에 적대적인 태도를 갖게 됐고 마침내 구글을 공격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미 대사관 측은 판단했다.
리 상무위원은 자신에 대한 비난글이 아무 여과 없이 떠오르는 것을 보고 그제야 구글이 검열을 받지 않고 있다는 점도 알게 된 것으로 분석됐다.
리 상무위원은 이에 따라 당 서열 9위인 저우융캉(周永康) 상무위원과 협력해 당시 검열을 받지 않았던 구글과 구글 중국어판과의 연계를 끊으라고 구글을 압박했고, 구글의 G메일을 쓰던 반체제 인사들의 계정을 해킹하려던 시도 역시 이 두 사람의 감독 아래 조직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미국 측은 믿었다.
이 고위 인사가 자신의 이름에 대한 구글의 검색결과를 본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중국정부는 정부 영향력 아래 있는 3개 통신회사에 구글과의 사업을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이어 중국정부는 구글 중국어 사이트가 포르노를 제대로 걸러내지 못한다는 중국 누리꾼들의 신고를 받고 24시간 동안 접속을 차단하기도 했다고 외교전문은 전했다.
외교전문에 따르면 당시 미국 대사관과 접촉한 한 중국 고위 인사는 구글에 대한 공격은 "성격상 100% 정치적인 것"이며 "결코 중국 현지 검색엔진의 경쟁자로서 구글을 제거하려고 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해 이런 확신을 뒷받침했다.
당시 구글이나 미국 정부는 겉으로 드러내진 않았지만 구글 공격의 배후에 중국 고위 정치인이 있을 것으로 의심했었으며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나 원자바오 총리가 이런 내용을 알고 있었는지를 놓고 외교관들끼리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외교 전문은 후 주석이나 원 총리가 구글에 대한 공격에 이러한 정치적인 배경이 있었다는 점을 알고 있었는지는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한편 2008년에는 중국 인민해방군과 연관된 상하이(上海)의 해커들이 미 국무부, 국방부 등 미 정부 기관 네트워크들을 표적으로 사이버 공격을 가해 최소 50메가바이트(MB) 분량의 이메일 내용과 사용자 ID 및 암호 등을 빼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주로 정부 기관 직원들을 대상으로 수신자가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서 보낸 것처럼 고도로 위장된 이메일을 보내 이메일을 열어본 직원들의 PC에 해킹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수법으로 공격을 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작년에는 미국과 중국이 기후변화 협약 관련 협상을 벌이는 와중에 국무부 등 미국 측 협상 담당자들을 표적으로 같은 수법의 사이버 공격이 가해지기도 했다고 미 국무부 기밀서류가 언급했다.
이 밖에도 2008년 9월 독일 국내방첩기구인 헌법수호청(BfV)이 한 콘퍼런스에서 브리핑한 바에 따르면 2006년 10월부터 1년간 독일 정부 기관을 상대로 약 500건의 중국발 사이버 공격이 가해졌다고 국무부 기밀서류가 전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