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은 4일 한미간 자유무역협정(FTA) 의 추가협상이 최종 타결된 데 대해 시각차를 드러내 향후 국회 비준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한나라당은 한미FTA 최종 타결로 거대한 미국 시장을 선점하는 `기회의 장'이 될 것이라고 환영한 반면,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굴욕.매국 협상'이라고 비판하면서 비준 동의에 반대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한나라당 배은희 대변인은 논평에서 "한미 FTA는 세계의 1/4이 넘는 큰 (미국)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기회의 장이며, 한미간 협력과 동맹관계도 한층 강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환영했다.
안형환 대변인은 "시각에 따라 불만이 있을 수 있겠지만 국익 차원에서 바라봐야 하며, 협상 비준이 늦어진다면 또다시 상황변화가 발생, 재협상 요구를 해올 수 있다"면서 `FTA의 조기 비준'을 촉구했다.
반면 민주당 차영 대변인은 "한국 자동차의 미국시장 접근을 무자비하게 막은 굴욕적이고 매국적 협상"이라며 "북한의 기습공격에 황망해있는 상황에서 `퍼주기 협상'을 해야 했는지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다"고 비난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트위터에 글을 올려 "정부는 한 획도 고치지 않겠다고 공언했지만 말로 주고 되로 받는 재협상이 됐다"면서 "미국을 위한 FTA에 반대하며 싸울 수밖에 없다고 다짐한다"고 밝혔다.
자유선진당 윤혜연 부대변인도 "이번 추가협상은 처음부터 미국이 중시하는 자동차문제에만 집중됐고, 우리 정부는 미국측의 요구를 수용했다"면서 일방적 `제로섬 협상'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이번 밀실협상은 국민을 두번 배신한 기만협상"이라며 "국회 비준 시도시 파행은 불가피하며, 모든 책임은 경제를 팔아먹은 이명박 정부에 있다"고 비판했다.
진보신당 김종철 대변인은 "애초 예상했던 대로 핵심 쟁점인 자동차 등에서 일방적인 양보만 한 협상"이라며 "기존 독소조항에 더해 일방적 양보까지 한 최악의 협정으로 다른 야당과 함께 인준 저지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여야간 첨예한 이견 속에 향후 한미 FTA의 국회 재비준 과정에서 극심한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이 `매국.굴욕협상'이라며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어 한미 FTA가 향후 정국의 `복병'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이익균형' 문제가 최대 쟁점이 될 전망이다.
게다가 현재 국회에 제출돼있는 한.EU(유럽연합) FTA에 대해 야당측이 `선(先) 대책.후(後) 비준'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한미 FTA 비준안 심의와 맞물려 여야간 FTA를 둘러싼 공방이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 관계자는 "이번 한미 FTA 최종 합의에서 관건은 한미 양국간 이익균형이 어느 정도 실현됐느냐"라며 "양국간 이익의 균형이 깨질 정도로 협상 범위가 광범위하다면 국회에서 어떻게 될지 장담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