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기업공개(IPO)가 아시아 시장에서 화두다. 국내와 홍콩 증시에서 뜨거운 열풍을 불고 있는 한편 일본에서는 침체 국면을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IPO란 주식시장 상장을 전제로 기업의 주식과 전반적인 경영내용을 공개하는 것을 말한다.
국내증시에서는 올 IPO 규모가 10조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특히 내년 초까지 두선엔진, HCN, 현대 위아 등 굵직한 기업들이 대기하고 있어 공모 열기는 지속될 것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86개 기업이 IPO를 통해 총 9조9495억원을 조달했다. 이는 사상 최대였던 1999년 3조8000억원의 2.6배에 달하는 규모다. 연간 총 공모액은 10조5000억원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연말까지 유가증권시장 5개, 코스닥 6개 등 총 11개사가 공모에 나설 예정이다. 내년 초에도 현대위아, 골프존을 비롯한 우량기업들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하지만 시가총액 규모가 1100조원대로 커져 증시에 물량 부담은 크지 않다. 공모주에만 투자하는 자금이 3조~4조원에 달해 일반 청약 경쟁률이 수백 대 1에 이른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생명과 만도를 비롯해 올해 성공적으로 공모를 진행한 사례를 본 기업들이 과감히 공모에 나설 것"이라며 "시중에 투자를 대기하고 있는 자금도 넘쳐 각종 악재에도 공모시장 열기는 식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홍콩증시, 중국본토기업 상장 줄이어
홍콩증시의 IPO열풍은 중국본토기업이 주도하고 있다. 성장 잠재력이 높은 기업의 상장이 줄지으면서 IPO시장이 활황을 맞고 있다.
충칭 농상은행이 오는 16일 홍콩증시의 문을 두드린다. 중국 지방은행이 홍콩증시에 상장한 것은 처음이다. 총 15억5000만 달러의 자금을 모집할 계획이다. 총 발행주식수는 20억주다.
중국의 풍력업체인 화능재생에너지도 10일 12억8000만 달러 규모의 IPO에 나설 예정이다. 중국 유전업체인 MIE 홀딩스도 오는 14일 1억8400만 달러 규모의 IPO를 앞두고 있다.
중국본토기업들의 홍콩증시 상장이 줄 잇는 이유는 성장 가능성덕분이다. 신재생에너지업체인 차이나 롱위얀파워는 지난 2009년말 홍콩증시에 상장하며 26억 달러의 자금을 모은바 있다.
화능재생에너지도 관심을 보이는 투자자가 많아 모집금액의 15% 이상을 모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알렉스 오 리치랜드 캐피탈 매니지먼트 매니저는 "중국 본토 기업들은 중국 시장의 성장 잠재력을 바탕으로 투자자의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 일본증시 IPO, 고사상태에서 숨 쉬는 중
일본증시에서 IPO시장은 고사상태에 빠져있었다. 최근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정체돼 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일본증시 IPO 규모는 지난 2006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다 올해 4년 만에 처음으로 증가했다. 올해 일본의 IPO 규모는 112억 달러로 지난해 기록했던 2억4200만 달러에 비해 급증했다. 12월 들어서만도 E-가디언, 폴라오르비스홀딩스, 오츠카홀딩스 등의 상장이 줄을 잇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일본 IPO 시장의 완벽환 회복세를 논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올해 약 20건의 IPO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이는 지난 2006년 IPO 시장이 활황이었을 당시 188건의 10%에 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미 상장된 대기업들보다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기업들이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대부분 내수에 치중한 식품이나 서비스업체들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IPO 숫자는 벤처기업이 주를 이루고 있는 신규기업시장이 살아나지 않는 한 증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