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한국경제…스태그플레이션 '늪' 빠졌나

2010-11-30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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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유경·이미호 기자) 한국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진 것인가.

최근 국내 경제가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제조업 기반의 실물경제 성장세가 힘을 잃고 있으며, 기업경기는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환율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한국의 최대 수출국인 중국이 긴축으로 돌아서고, 미국 소비시장은 침체를 거듭하고 있는 등 국내 기업들의 수출에도 먹구름이 끼고 있다.
 
반면 물가는 4%를 넘어서는 등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다. 올 들어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이 요동치고 있어 인플레이션 우려도 커지고 있다. 경기는 꼭지점을 찍고 내려오는 중인데, 물가는 아직도 고점을 높이고 있다.
 
통계청은 10월 국내 산업생산이 전월 대비 4.2% 줄며, 지난 8월 이후 3개월째 하락했다고 지난 30일 밝혔다.
 
앞으로 경기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종합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4%로 전월보다 1.5%포인트 축소됐다. 선행지수는 올 1월부터 10개월째 감소해 경기회복세가 꺾였음을 보여줬다.
 
기업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은 11월 제조업체의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전월 대비 2포인트 떨어진 92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BSI는 지난 6월(105)부터 3개월 연속 떨어지다 10월 들어 반등에 성공했으나, 한달 만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같은 기업경기 위축은 경제성장률 하락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3·4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5%(속보치)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올 1분기 8.1%, 2분기 7.2%를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성장세가 크게 위축된 것이다. 전기 대비로도 0.7% 성장하는 데 그쳐, 1분기(2.1%)의 3분의 1, 2분기(1.4%)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그동안 한국 경제를 이끌던 수출도 △중국의 통화 긴축 △미국의 소비시장 침체 △원화가치 상승에 따른 환율효과 실종 등으로 어려움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이처럼 경기가 하강국면에 접어든 상황에서도 물가는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다.
 
지난 10월 소비자물가는 4.1%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목표 범위인 2~4%를 벗어났다. 최근의 물가상승이 공급측면에서 비롯됐기 때문에 통화정책을 통한 물가안정에는 한계가 있다.
 
또 미국의 6000억 달러 규모의 2차 양적 완화(QE2) 조치로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이 요동치고 있는 점도 인플레 우려를 키우고 있다.
 
도이체방크와 JP모건 등은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의 추가 양적 완화 조치는 주가와 위험자산 등의 선호심리를 높여 내년 국제유가를 100 달러 이상으로 몰고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동안은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이 수입물가 상승을 상쇄해왔지만, 올해 말부터 환율 하락이 정체될 경우 국내 물가는 국제 원자재 가격 변동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

11월 BSI 설문에서 국내 제조업체들이 가장 큰 경영 애로사항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을 꼽은 것도 이같은 우려를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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