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리스크 '북한 붕괴 시나리오' 등 한반도 관련 내용 눈길

2010-11-29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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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미국 정부의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 관련 문건을 공개해 파장을 일으켰던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가 이번에는 미 국무부의 외교 문서 25만건의 전문을 폭로해 미 정부를 당혹케 하고 있다.

위키리크스가 28일(현지시간) 공개한 문건 가운데는 북한 붕괴에 따른 대비책 등 한반도 문제에 대한 내용도 상당수 포함돼 눈길을 끌고 있다.

공개된 문건에 따르면 주한 미 대사관은 지난 2월 본국 정부에 한국 정부가 '통일한국'에 대비해 중국에 대한 경제적인 유인책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은 특히 북한 정권이 경제적 어려움과 정치적 불안으로 붕괴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제한 뒤 한국은 북한 정권 붕괴시 중국이 통일한국을 수용하는 조건으로 경제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제안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주한 미 대사관은 중국은 오랜기간 북한이 붕괴할 경우 수백만명의 북한 피난민들이 국경을 넘어올 것과 한반도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강화될 것을 우려해 왔으나 한국 정부는 이 같은 제안이 이런 염려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 대사는 한국 관리들이 미국과 우호적 동맹관계가 예상되는 통일한국에 대한 중국의 우려를 불식시키는데 중국과의 적절한 거래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본국에 보고했다.

문건 중에는 각국 지도자를 비하하는 듯한 신랄한 평가도 담겨 있었는데,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뇌졸중으로 신체·정신적인 트라우마(외상)를 입은 '무기력한 늙은이'라고 묘사했다.

이밖에도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전문에는 북한 관련 외교전문 내용도 적지 않게 포함돼 있다. 미 정부는 지난해 7월 31일 각국에 주재하고 있는 자국 외교관들에게 보낸 전문에서 북한과 관련, 안보리 상임이사국(P5)을 비롯해 유엔 회원국들이 북한에 대한 추가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이와 관련한 정보 수집을 지시했다.

미 국무부는 특히 북한 관리들과 관계를 맺고 있는 유엔개발계획(UNDP) 관계자들과 북한 외교관들에 대한 상세한 인적 정보도 수집하라는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이번 문건공개와 관련해 백악관은 "외교와 관련한 사담이 전 세계 신문지상에 공개되면 미국은 몰론 동맹국의 외교적 이익에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며 "현장보고(field reporting)는 보통 적나라하고, 불완전하며 비공식적인 표현이 담겨 있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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