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는 지난 27일 오후 광저우 아시안게임 남자농구 대표팀이 돌아오는 인천국제공항에 몸소 마중을 나갔다.
다름 아닌 팀의 대들보 김주성(31)을 후송하기 위해서였다.
김주성은 구단의 극진한 대접에 농구화 끈을 풀 새 없이 28일 부산 KT와 정규리그 경기에 바로 나섰고 광저우에서 따온 은빛 승리는 그대로 팀에게도 이어졌다.
귀국 하루 만에 코트에 섰지만 김주성은 윤호영에 이어 팀내 두 번째로 많은 25분27초를 뛰었고 어시스트는 가장 많은 5개를 기록했다.
골밑 싸움에는 적극 가담하지 않아 리바운드는 하나도 못 따냈지만 김주성은 30대 노장다운 경기 운영으로 팀의 10점차 완승을 이끌었다.
전반까지는 개인 득점보다 윤호영과 로드 벤슨의 배달부 역할에 집중하며 몸을 푼 김주성은 이후에도 지치지 않고 득점포에 가세해 11점을 쓸어 담기도 했다.
동부의 강동희 감독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김주성의 공백은 가장 큰 변수로 내다보고 "주성이가 없는 동안 어떻게든 5할 승부만 하면 만족"이라며 씁쓸해했다.
김주성이 떠난 동안 7승4패의 성적표를 집어 든 동부는 ‘5할 승부’ 발언이 결과적으로 엄살을 떤 꼴이 됐지만, 최약체로 평가받는 안양 인삼공사에 16점차로 경기를 내주는 등 김주성의 빈자리가 큰 것도 사실이었다.
동부는 천군만마 김주성을 등에 업고 이참에 연승 숫자를 더욱 불리겠다는 속셈이다. 이날 승리로 3연승을 내달린 동부는 3위에 올라 선두 인천 전자랜드와 승차도 2점에 불과해 1위 쟁탈도 가능해졌다.
김주성은 경기를 마치고 광저우로 떠난 사이 윤호영의 실력이 부쩍 성장했다며 승리의 수훈을 윤호영에게 돌렸다.
김주성의 빈자리를 메우려 노력하다 어느덧 김주성의 후계자가 돼버린 '리틀 김주성' 윤호영은 이날 형보다 5점 많은 16점을 집어넣으며 '이름값'을 했다.
강동희 감독은 '역시'를 입에 담았다. 하루 만의 복귀였지만 역시 김주성의 존재 하나만으로 손쉽게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는 말이었다. /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