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39대.1977~1981년 재임)은 연평도 포격 사태와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공개 등 북한의 잇단 도발에도 불구, 미국이 북한과의 양자대화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4일 워싱턴포스트(WP) 인터넷판에 따르면 카터 전 대통령은 이 신문에 기고한 글에서 "북한이 연평도에 포사격을 하고 우라늄 농축을 위한 원심분리기를 공개한 것은 자신들의 미래를 결정할 협상에서 존중받을 자격이 있다는 것을 세계에 상기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카터는 "북한은 미국과의 직접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 핵프로그램을 포기하기 위한 합의를 매듭짓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감시를 복원하는 한편 한반도 정전협정을 대체할 평화협정을 체결할 준비가 돼있다는 일관된 메시지를 보내왔다"며 "우리는 이 제안에 반응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이 양자대화에 응하지 않을 경우 "대안은 불행히도 북한이 가장 두렵다고 주장하는 것(미국의 지원 하에 정권 전복 시도와 함께 진행될 군사 공격)으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모든 조치를 다하는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아울러 지난 7월 미국인 아이잘론 말리 곰즈씨의 석방 문제를 위해 방북했을 당시 북측 당국자가 `우라늄 농축이 1994년 제네바합의 밖의 의제이긴 하지만 북미 양자대화가 이뤄지면 원심 분리기 문제도 테이블에 올라오게 될 것'이라는 입장을 피력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카터는 자신의 북한 방문이 물꼬를 튼 북미 양자대화를 통해 1994년 제네바합의가 도출됐으며, 그 합의는 북한의 핵물질 추가 생산을 억제하는 한편 추방당한 IAEA 감시단을 복귀시키는 성과로 연결됐다고 평가했다.
반면 그는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2002년 북한의 고농축우라늄 프로그램 의혹을 제기하며 제네바합의를 무력화한 뒤 다자 협의체인 6자회담이 진행됐지만 핵실험과 북한의 대남 도발이 이어지면서 실질적인 진전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카터는 1994년 6월 첫번째 방북때 만난 김일성 전주석이 `더 심각한 제재가 부과된다면 서울을 파괴하겠다'는 등 위협적인 발언을 했다고 소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