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서는 당분간 이번 인수를 통한 급격한 조직 변화나 인적 구조조정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외환은행 노조와 여론의 반발이 심해 이를 무마할 시간과 충분한 의견 조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은 당장은 외환은행을 합병하지 않고 지주사내 2은행 체제로 간다는 입장이며, 한동안은 무리한 조직변화 없이 외환은행 고유의 업무를 하도록 방치할 방침이다.
◇ 하나금융, 외환은행 합병 시점 조율중
하나금융은 지주사내에 하나·외환 2은행 체제로 조직을 꾸린다는 입장이다. 당장은 노조 반발과 비판 여론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룹내 시너지 창출 및 경영 효율성 등을 감안하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합병은 불가피하다.
같은 영업권역에서 활동하는 두 은행을 한 지주사내에 둔 다는 것은 제살 깎아먹기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특히 경영 효율성을 감안하면 중복 부서 및 인력을 모두 살려둘 수도 없는 노룻이다.
또 외환은행은 하나은행의 약점인 기업금융 및 외환업무에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춘 만큼 두 은행을 합쳐야 인수·합병(M&A)를 통한 양적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합병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합병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하나금융의 M&A 사례를 봤을 때 선통합·후결합의 사례가 많았다는 것이다.
△1998년 6월 충청은행 △1998년 11월 보람은행 △2002년 12월 서울은행 인수 등이 대표적이다.
김승유 회장의 스타일을 감안하면 속전속결로 M&A를 단행해 잡음을 없애고, 단계적인 통합과정을 거칠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로 이번 외환은행 인수도 이달 중순 인수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불과 열흘만에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이 이뤄졌다.
결국 노조의 반발과 비판 여론이 잦아드는 내년 상반기가 합병 시점이 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번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에서 다시 한번 김승유 회장의 M&A 감각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화학적 통합을 강조하는 김 회장의 특성상 조직 통합 과정은 다소 단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 노조 달래기가 관건
하지만 외환은행 노조의 반발이 워낙 거세 합병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외환은행에 강한 관심을 보였던 국민은행도 노조의 반발에 실사도 못해보고 두손을 들고 포기한 사례도 있다.
하나금융으로서는 △인위적 구조조정이 없으며 △연봉도 이전 수준을 보전해 준다는 수준의 합의를 해야 외환은행 노조를 설득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하지만 경영 효율성 및 급여문제를 둘러싼 지주사내 형평성 문제를 감안할 때 이는 현실성이 떨어진다.
결국 자율적 구조조정과 임금 협상을 끌어내기 위한 희망퇴직, 보너스 등의 금전적 보상이나, 지주사내 계열사로의 탄력적 이동 등의 유인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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