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대우조선 옥포조선소 현장을 가다
-세계 최대 1만4000TEU 컨테이너선 9척 수주 눈길
-경기 회복으로 컨선 대형화 추세... 엔진 기술도 해결
(거제=아주경제 이미경 기자) 겹겹이 옷을 껴입을만큼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됐지만 지난 19일 찾은 대우조선해양의 옥포조선소 현장에는 밀린 컨테이너선 주문에 인도기일을 맞추기 위한 막바지 작업으로 추위를 느낄 틈조차 없어보였다.
현장 곳곳에서는 지난해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수주가 끊겨 침울했던 때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활기가 넘쳤다.
조선소 현장에 들어서니 이제 막 완공된 대형 컨테이너선들이 인도에 앞서 시운전만을 남겨놓고 있다.
그 중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건 새 선주를 맞이하기 위한 준비를 막 끝마친 1만4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이 선박은 길이 365.5m, 폭 51m, 높이 30m로 현재 만들어지고 있는 컨테이너선 중 세계 최대 규모로 대우조선해양이 지난해 완성했다.
대우조선해양은 다른 배보다 길이와 높이가 2배 쯤 돼 보이는 이 거대한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무려 9척이나 수주했다. 그 중 3척은 이미 인도한 상태고 6척은 인도기일에 맞춰 제작중에 있다.
컨테이너선 내부를 안내한 상선CM의 박철효 부장은 "아직은 완성된게 아니라서 (배안이) 어수선한 상태지만 세계 최대 규모의 컨테이너선을 만든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건물 7~8층 규모의 컨테이너선 꼭대기까지 올라가자 약 400만㎡(130만평) 규모의 옥포조선소 야드가 한눈에 들어왔다. 대형 컨테이너선은 물론, LNG선과 드릴십, FPSO(부유식 원유 생산·저장 설비), 반잠수식 시추선 등이 보였다.
박 부장은 "각종 전자제품과 생필품을 실어나르는 컨테이너선의 발주가 늘고 있다는 건 세계경기가 살아나고 있다는 증거"라며 "앞으로 세계경기가 완전히 회복하면 컨테이너선의 대형화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컨테이너선의 대형화 추세에 맞춰 1만TEU 이상의 선박을 무려 29척이나 수주하는 등 대형 컨테이너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컨테이너선의 대형화 추세는 2006년 이후부터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2006년에 1만TEU급 이상의 컨테이너선이 처음으로 등장한데 이어 지난해 1만3000TEU, 1만4000TEU급이 등장했다. 덴마크 선사인 '머스크'를 비롯한 세계적인 선사들은 더욱 큰 규모의 선박을 발주하겠다고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유인상 종합설계운영팀장(상무)은 "일부 메이저 선사들은 1만8000TEU급의 선박을 발주하겠다고 나서고 있는 상태"라며 "아직 대형 컨테이너선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지만 규모의 경쟁을 하는 선사들은 컨테이너선의 대형화 추세에 따라갈 수 밖에 없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시장에서는 2만2000~2만4000TEU급의 컨테이너선 발주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유 상무는 "물론 무조건적인 대형화 추세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도 없지않다"며 "보통 1만TEU가 넘어가면 기술적인 문제가 생길꺼라고 걱정하는데 지금 조선소들의 기술이 상당수준 올라와있기 때문에 그런건 이미 극복했다"고 자신했다.
그는 또 "초대형 컨테이너선에 장착되는 엔진이 최근 개발돼 그동안 우려되던 문제가 완전히 해결됐다"며 "18000TEU급 컨테이너선도 엔진을 2개 넣는 방법을 고안해 기술부분에서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전했다.
↑ 대우조선해양 거제 옥포조선소 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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