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 60대 남자가 오물을 투척하는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4일 오후 1시9분께 경남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봉하마을에 위치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에 정모(63.무직.경북 경산시)씨가 미리 준비한 오물을 투척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관광객 김모(49)씨는 "정씨가 손에 들고 있던 종이가방 속에서 플라스틱 통을 꺼내 갑자기 노 전 대통령의 묘소 너럭바위 쪽으로 2차례 오물을 뿌렸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정씨는 노 전 대통령 묘역과 사저에서 경비 중이던 전경에 의해 현장에서 붙잡혔다.
정씨가 뿌린 오물은 인분으로 확인됐다.
정씨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전교조ㆍ전공노ㆍ민주노총 등 좌파세력을 도와 국민을 불안에 떨게 하고 국가 정체성을 혼돈에 빠뜨렸다' 등이라고 적힌 유인물을 소지하고 있었다.
경찰은 정씨가 지녔던 오물병과 유인물 등을 증거물로 압수했다.
정씨는 경찰서로 넘겨지기 전에 "오물 투척 경위는 유인물에 담겨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물이 투척된 노 전 대통령의 묘소는 사건 발생 당시 현장보존을 위해 초록색 비닐덮개로 덮은 뒤 참배객의 조문이 중단되기도 했으나 현재는 봉하재단 관계자 등이 깨끗이 세척해 조문을 재개한 상태다.
경찰은 사건 당시 CCTV를 분석하는 한편 묘소 주변 경비를 한층 강화했다.
정씨는 혼자서 김해까지 기차를 타고 왔으며 정당에는 가입하지 않은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밝혀졌다.
경찰은 "정씨가 노 전 대통령에 불만을 품고 범행을 했다고 밝히고 있지만 정확한 경위를 계속 조사하고 있으며 혐의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봉하재단 김경수 사무국장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했으며 대단히 유감스럽다"며 "경찰의 조사를 지켜본 뒤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