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결산] 원 달러 환율 향방은

2010-11-12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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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가 12일 마무리됨에 따라 앞으로 원·달러 환율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G20 정상들은 환율 문제와 관련해 경제 펀더멘털이 반영될 수 있도록 보다 시장결정적인 환율제도로 이행하고 환율유연성을 제고하며 경쟁적인 평가 절하를 자제하기로 합의했다. 지난달 경주 G20 재무장관회의 합의 내용에서 `환율 유연성을 제고한다'는 부분이 이번에 추가됐다.

외환 전문가들은 G20합의가 "예상했던 수준"이라고 평가하고 원·달러 환율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앞으로 정부의 자본유출입 규제 논의가 본격화하면 원·달러 환율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G20합의, 환율 영향 제한적"
외환은행 경제연구팀 서정훈 박사는 "이번 합의가 경주 합의에서 한 발 더 나간 것으로 보인다"며 "각국 정부가 시장 개입을 하지 말라는 주문이 한층 강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경상수지 가이드라인 설정 시한이 내년 프랑스 회의로 넘어갔다는 점에서 이번 합의는 `절반의 성공'이라고 평가했다.

삼성선물 전승지 연구원은 "신흥국의 자본 규제를 인정하는 내용이 담겨 신흥국의 힘이 반영된 점은 긍정적"이라며 "하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내용이 없어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변지영 우리선물 연구원도 "지난달 경주회의 이후에도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이 어려울 것이라는 인식이 커졌지만, 막상 미국이 달러를 풀자 각국이 앞다퉈 개입에 나섰다"면서 "이번에도 미국의 양적완화로 달러 약세가 심화하면서 각국이 가만히 있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즉 G20합의가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시장 상황에 따라 각국이 개입에 나설 경우 환율 분쟁이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자본유출입 규제에 `촉각'..단기 반등 가능성
전문가들과 시장 참가자들은 오히려 정부의 자본 유출입 규제 방안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G20 정상들은 합의문에서도 "적정 수준의 외환보유고를 갖고 있고 변동환율제 속에 환율의 고평가가 심해지는 신흥국은 신중하게 설계된 거시 건전성 규제 도입을 통해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고 명시했다. 한국을 비롯해 신흥국들이 자본유출입 규제를 도입할 명분이 생긴 것이다.

신현송 청와대 국제경제보좌관은 G20 회의 결과 발표에 앞서 "아직 결정된 바는 없고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언론에서 언급된 은행 부과금이나 외국인 채권투자 과세부활 등을 다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자본유출입 규제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9.90원이나 급등하며 1,120원대 후반에서 마감했다. 하루 상승 폭으로는 지난 6월 25일 26.60원 급등한 이후 최대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장보형 연구위원은 "자본통제 논의가 본격화하면 환율은 당분간 조정을 거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최근 유럽 재정위기 문제가 다시 불거져 시장의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해지고 있는 점도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장기 흐름은 원화 강세
전문가들은 그러나 멀리 보면 달러 약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의 양적완화가 시장에 이미 충분히 반영됐기는 하지만 시중에 대거 풀린 달러가 신흥국으로 유입돼 결국 달러 약세, 신흥국 통화 강세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우리선물 변지영 연구원은 "미국의 양적완화에 따른 달러 약세 및 유동성 증가, 국내 펀더멘털의 견조함, 중국의 위안화 절상 움직임 등 중장기적인 환율 하락 추세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오는 16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올릴 경우 원화는 절상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 인상은 내외금리차를 확대해 외국인 자본 유입을 늘릴 수 있어 원화 절상 요인이다.

인터넷뉴스팀 기자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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