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합의실패 美업계·전문가 반응

2010-11-12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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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인터넷뉴스팀 기자) 미국 상공회의소와 무역업계 등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타결실패에도 불구하고 양국 정상이 합의도출을 위한 의지를 재확인, 협상을 계속 해나가기로 한데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빠른 시일내에 합의를 이뤄낼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미 자동차업계와 노조 등은 한국과의 자동차 교역에서 나타난 불균형을 문제삼아 추후 협상에서 한국 측의 양보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미 상의의 토머스 도너휴 회장은 11일 발표한 성명에서 "협상이 타결되지 않은 것은 실망스럽지만 진전이 이뤄졌고 견해차가 좁혀진 것으로 이해한다"면서 "앞으로 양국 정상들은 통상장관들과 실무자들에게 절박성을 인식하고 최대한의 스피드로 남은 쟁점을 타결할 수 있도록 지시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도너휴 회장은 한·유럽연합(EU)FTA가 발효되고 한미FTA가 지연될 경우 미국에서 34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조속한 한미FTA 타결을 촉구했다.

미 무역업계를 대표하는 이익단체인 전미대외무역위원회(NFTC)의 빌 라인쉬 회장은 "한국은 매우 중요한 경제적 파트너이며 한미FTA는 최근 20년 사이에 체결한 무역협정 가운데 상업적으로 가장 중요한 협정"이라고 지적하고 "한국 시장에 대해 자유롭고 공정한 접근을 가능하게 하는 합의가 수주내에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미 육류수출협회(USMEF)도 성명에서 "미 육류업계는 한미FTA의 이행으로 관세가 철폐되면 직접적인 이익을 누릴 수 있기 때문에 한미FTA의 조속한 비준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면서 "양국이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남은 쟁점들을 해소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한미 양측의 협상에서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전면 시장개방 문제가 걸림돌이 됐다는 일부 보도에 관해 USMEF는 아무런 논평을 하지 않았으며 특히 월령 30개월 이상 쇠고기에 대한 수입을 허용해야 하는지에 관해서도 아무런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USMEF의 이러한 태도는 현재 월령 30개월 미만 쇠고기만으로도 한국시장에 대한 수출이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추가 개방확대 요구로 한국 소비자들의 반감을 초래하지 않으려는 의도를 담은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미 최대의 노조조직인 산별노조총연맹(AFL-CIO)의 리처드 트럼커 위원장은 성명을 내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근로자와 중소기업들의 현실적인 우려를 해소하지 못하는 불충분한 협상을 타결짓지 않으려는 의지를 보여줬다"면서 "현재 미국의 어려운 경제여건을 감안할 때 오바마 대통령이 근로자들의 이익을 우선시한 것은 올바른 태도이며, 앞으로도 균형잡히고 양국 근로자들의 이익을 보호할 수 있는 합의를 이뤄내기 위해 싸워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자동차업계 인사로 한미FTA의 원안 비준에 강하게 반대해온 포드자동차의 빌 포드 회장은 이날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한미FTA 협상에서 자동차 교역 문제가 포함돼 한국 시장에 대한 접근을 확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포드 회장은 "자동차 문제를 제외하고 FTA를 진행할 수 없으며 이를 자유무역이라고 부를 수도 없다"면서 한.미간 자동차 교역 역조현상을 예로 들면서 "한국 자동차업체들은 미국 시장에 아무런 제한없이 접근하지만 미국 업계는 사실상 한국 시장에 제대로 접근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포드의 앨런 멀랠리 최고경영자(CEO)는 이메일로 배포한 성명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론 커크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한국을 상대로 의미있는 FTA를 이뤄내기 위한 협상을 진행해온 것을 높이 평가한다"면서 "FTA는 자유무역을 보장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어니스트 바우어 동남아 프로그램 국장은 자체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방문에도 불구하고 한미FTA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 것은 크게 우려스럽다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합의 없이 귀국길에 오르는 것은 아시아에 대한 옳은 신호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오바마 행정부의 아시아 정책이 안보와 정치적 분야에서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만 무역은 `빠진 고리'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헤리티지재단의 앤서니 김 연구원은 연합뉴스와의 회견에서 "밀접한 동맹관계인 한미 양국간에 쇠고기 교역 문제가 FTA의 운명을 위험에 빠뜨렸다는 것은 믿기 어렵다"면서 "한미FTA를 진전시켜나가는 것은 미국의 아시아에 대한 리더십에 있어서 하나의 시험이며 국제통상 분야에서 미국의 신뢰성과도 직결돼 있는 문제"라면서 향후 추이를 눈여겨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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