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분한 하루하루를 보내던 고등학생 고유키(사토 다케루)는 우연히 미국에서 온 천재적인 기타리스트 류스케(미즈시마 히로)를 만나 음악에 빠져든다.
류스케는 베이시스트 타이라(무카이 오사무)와 힙합 래퍼 출신 치바(기리타니 겐타)를 영입해 '벡'이라는 밴드를 결성한다. 고유키와 그의 단짝 사쿠(나카무라 아오이)도 기타리스트와 드러머로 가세한다.
작은 클럽에서 공연하고 앨범도 내면서 인지도를 높여가고 일본 최대의 록페스티벌 출연 제의까지 받지만, 영향력이 막강한 음악 프로듀서의 미움을 사면서 위기를 맞는다.
영화 '벡'은 일본에서 1500만 부가 넘게 팔린 해롤드 사쿠이시의 동명 히트 만화가 원작으로, 전체 34권 가운데 10권까지의 내용을 담았으며 지난 9월 일본에서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화끈한 록음악을 내내 들려주는 음악영화이자 고군분투하면서 꿈을 향해 나아가는 5명의 청춘을 그린 성장영화다.
원작 만화의 팬이거나 록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특히 기분 좋게 즐길 수 있을만한 작품이다.
캐릭터부터 기본 줄거리까지 원작을 충실하게 스크린에 옮겼다는 점이 장점이자 한계다. 배우들의 얼굴 생김새나 머리 모양, 성격까지 원작의 캐릭터를 저절로 떠올리게 할 정도로 판박이다.
하늘이 내린 목소리로 관객의 혼을 빼앗는듯한 고유키의 노래를 영화는 어떻게 표현했을까?
원작 팬이라면 가장 기대할 대목이지만 영화는 아쉽게도 만화처럼 관객의 상상에 맡기는 방법을 택했다.
하지만 라이브 장면은 생동감 넘치게 그렸다. 특히 엑스트라 1500명을 동원해서 찍은 빗속의 록페스티벌 공연 장면은 격렬하면서도 가슴을 울린다.
록밴드를 소재로 한 만화가 영화로까지 만들어져 성공을 거두는 일본의 상황은 록음악이 대중적인 인기를 끌기 어려운 척박한 국내 현실과 대비돼 아쉬움을 남긴다. 18일 개봉. 상영시간 146분.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