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사, 보장성 지고 저축성상품 뜬다

2010-11-09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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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고득관 기자) 생명보험상품 중 보장성 상품 판매 실적이 감소하고 저축성 상품 판매 실적 비중이 늘고 있다.

업계는 시중은행의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노후 대비용 장기 자금 수요가 생명보험사쪽으로 몰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9일 생보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8월까지 5개월간의 신계약 실적은 총 137조7875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보장성 보험은 100조3020억원(72.8%), 저축성보험은 37조4853억원(27.2%)의 비중을 나타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저축성 보험의 판매 비중은 19.2%였다. 1년새 저축성 보험의 비중이 8.0%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대형사 중에서도 삼성생명은 1.8%포인트, 대한생명은 11.4%포인트, 교보생명은 11.1%포인트씩 저축성 보험의 비중이 늘었다.

이는 저축성 보험 시장 자체가 커졌기 때문이다. 올 회계연도 8월까지의 신계약 실적은 137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59조원보다 감소했지만 저축성 보험 계약 실적은 30조원에서 37조원으로 증가했다.

이처럼 저축성 보험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것은 시중은행의 저금리가 장기화되면서 공시이율이 높은 저축성 보험에 장기 자금 수요가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일선 영업조직에서도 현재와 같은 저금리 상황에서는 공시이율이 5%대인데다 비과세 혜택까지 있는 저축성 보험 판매가 수월할 수 밖에 없다.

대형 생보사 관계자는 "특별계정에 포함되는 변액연금 등을 포함하면 저축성 보험이 지난 금융위기 이후 판매 실적이 20% 가량 신장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금융위기처럼 경기가 안 좋을 때는 보험을 투자 개념으로 생각하지 않다가 돈이 풀리면서 노후 대비 자금이 생보사쪽으로 오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른 생보업계 관계자는 "영업 조직에서도 경기 상황에 맞춰 판매 전략을 맞추는 데 현재와 같은 저금리 기조에서는 금리가 높고 비과세 혜택이 있는 저축성 보험의 판매가 수월할 수 밖에 없다"며 "보장성 보험은 상대적으로 수요가 꾸준한 편이지만 타 업권의 장기 상품과 경쟁해야 하는 저축성 보험은 금융 환경의 영향을 더 받게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저축성 보험의 비중이 증가하는 것은 전반적으로 생보사의 수익성 악화 요인이 된다는 지적이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보장성 보험의 경우 일정한 확률로 보험 사고가 발생하고 이에 대해 보험금을 지급하지만 저축성 보험은 가입자에게 이자까지 얹어서 무조건 되돌려줘야 한다"며 "운용자산이 늘어나는 측면은 있겠지만 상품의 수익성 측면에서는 저축성 보험이 보장성 상품보다 떨어지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고득관 기자 dk@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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