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재영 기자)석유화학 비수기에 들어서도 강세를 보이던 국제 에틸렌 가격이 t당 1000달러 선 아래로 급락했다. 대형 화재로 가동을 멈췄던 대만 포모사 등 해외 주요 NCC(나프타분해설비) 공장들이 일제히 재가동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2일 석유화학공업협회 및 유화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국제 에틸렌 가격은 t당 971달러로 그 전주인 1042달러에 비해 1주만에 71달러나 폭락했다. 이는 화재사고로 그동안 생산을 멈췄던 해외 대형 NCC공장들이 재가동에 돌입하면서 에틸렌 공급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7월 잇따른 화재와 폭발사고를 겪었던 대만 포모사(70만t)는 지난달 18일부터 공장을 재가동해 지난주 가동률을 80%까지 끌어올렸다. 이와 마찬가지로 화재사고 등으로 생산을 긴급 중단했던 인도의 할디아(70만t)와 중국의 양지석화(40만t)도 10월 둘째 주부터 속속 생산을 재개했다.
그동안 에틸렌 강세의 주요 요인인 수급 문제가 해소된 가운데, 계절적 비수기와 중국 경기둔화 요인으로 에틸렌 가격 하락세가 깊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하락세가 길어지면 여천NCC, LG화학, 호남석유화학, 삼성토탈 등 국내 주요 NCC업체들이 우선 타격을 받게 된다.
LG화학 관계자는 “포모사 영향이 크고, 트레이더들이 보유한 물량이 (시장에)많이 나와 낙폭이 컸던 것 같다”며 “그러나 중요한 것은 유가인데, 유가가 떨어지지 않는 한 이보다 더 떨어지지는 않을 듯하다”고 전망했다.
동양종금증권 황규원 연구원은 “중국의 석유화학제품 수입량이 줄어들고 있다”며 “지난 9월 에틸렌 수입량은 전년대비 8% 감소했다. 중국의 경기둔화 현상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에틸렌 가격이 950달러 밑으로 떨어지면 아시아의 웬만한 에틸렌 업체들은 적자가 발생한다”며 “국내 업체들도 2~3주 뒤에는 영향을 받아 불리한 구조로 흘러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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