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인터넷뉴스팀 기자) 독일ㆍ영국의 전례를 따라 프랑스와 이탈리아도 자국민 명의의 스위스 은행계좌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조세협정을 스위스와 맺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패트릭 오디에르 스위스은행가협회(SBA) 회장은 31일 발행된 일간 NZZ 암존탁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정부가 이미 프랑스, 이탈리아 정부와 예비 협상을 했다면서 이들은 스위스 정부의 제안에 관심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스위스 정부는 지난주 영국, 독일과 잇따라 조세협정에 합의했는데 이에 따라 스위스는 은행계좌 비공개 원칙 및 미신고 계좌의 합법성을 인정받는 대신 스위스 밖에 거주하는 영국, 독일인 부유층의 금융소득에 과세하는 데 동의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도 자국민 부유층의 탈세를 막아 세수를 확보할 수 있다면 굳이 스위스 은행의 비밀주의까지 허물 필요는 없다는 판단에 따라 스위스-영국, 스위스-독일 협정에 준하는 협정을 맺을 가능성이 크다.
스위스는 외국 세무당국이 무작위로 은행계좌를 조사하거나 대규모의 정보를 요청할 때 이를 거부하되 탈세 등 범죄에 연루된 특정 계좌에 대해서는 외국 세무당국에 협조하는 선에서 협상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오디에르 SBA 회장은 이에 따라 부유층 자산이 스위스에서 다른 '조세피난처'로 빠져나갈지 모른다는 우려에 대해 싱가포르를 지목하며 "스위스에서 싱가포르로 자금이 빠져나갈 것으로 보지 않는다. 싱가포르도 이미 다른 정부로부터 압력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러한 협정 덕택에 투자처로서 스위스의 입지는 오히려 탄탄해졌다"고 덧붙였다.
한편 스위스의 은행 비밀주의는 미국과 유럽 각국으로부터 탈세 혐의자를 비호한다는 이유로 집중적인 비난을 받아왔으며 스위스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조세피난처 '회색국가군'에서 벗어나고자 작년 3월 은행 비밀주의를 완화한다고 발표한 이후 각국 정부와 조세협정을 개정하는 작업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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