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국내 주식 시장을 '들었다 놨다'하면서 시장은 방향성을 예측하기 더욱 어려워졌다.
이번주 들어서는 외국인은 원ㆍ달러 환율 하락을 겨냥한 대규모 현물 순매수를 보이면서 주식시장 상승을 견인했다. 하지만 선물시장에서는 소극적 매매를 보였는데, 국내 주식시장의 단기 조정을 염두에 둔 매매라는 시각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현물주식을 823억원 순매수한 반면 선물은 1655계약 순매도했다. 최근 5거래일 동안 현물시장에서는 1조3846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선물시장에서는 지난 22일 물량 청산을 위해 7314계약 매수한 것을 제외하면 3621계약 매도 우위를 보였다.
기간을 늘려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옵션만기일 이후 외국인은 국내 주식을 7조7023억원 순매수했다. 하지만 만기일 이후 외국인은 선물시장에서는 '매도'로 태도를 돌변해 누적순매도 규모가 1만3024계약에 이른다.
외국인 선물 매도가 특별히 시장의 관심을 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주 미결제약정을 동반한 1만계약 이상의 대규모 순매도를 보인 때부터다. 외국인 선물매도로 베이시스(선물가격-현물가격)는 약세로 돌아섰고 프로그램차익거래에서 유출입이 반복되면서 변동성지수(VKOSPI)가 급등하는 등 시장이 크게 출렁였다.
일부 투기 세력들이 코스피지수 1900 돌파를 전후해 단기 조정에 베팅하는 물량을 쏟아내면서 이같은 현상이 빚어졌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현물매수가 잠시 주춤한 사이 선물매매가 현물시장을 흔드는 '웩더독'을 노린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번주 들어 외국인은 현물시장에서 대규모 순매수를 보이면서 지수는 안정을 찾아갔다. 원ㆍ달러 환율 하락과 이에 따른 환차익을 겨냥한 외국인의 현물매수로 풀이된다. 이에 코스피200 지수선물도 지난 주 초반 대비 10포인트 가량 반등해 단기고점인 250포인트를 앞두고 있다. 19포인트를 넘어섰던 VKOSPI도 16포인트대로 급락했다.
선물시장에서도 거래량이 크게 줄어들었다. 지난주에는 일중 50만계약 이상의 거래량을 보였지만 이날을 제외한 사흘동안에는 30만계약에도 못미치는 수준까지 떨어졌다. 국내 주식 후려치기는 일단락된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심리적 저항선인 250포인트 돌파를 앞두고 선물시장에서 외국인들은 잠시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며 단기 조정을 염두에 둔 투자전략을 가져가라고 조언했다.
이날도 외국인 현물매수가 잠시 주춤한 사이 외국인은 장중 미결제약정을 동반한 대규모 선물매도로 대응하면서 코스피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코스피지수는 전일 종가 대비 9.87포인트(0.51%) 하락한 1909.54에 거래를 마쳤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물매수로 단기 반등을 보였던 코스피지수가 심리적 저항선 돌파를 앞두고 기간 조정을 거칠 수 있다"며 "기술적 매매로 대응 하라"고 조언했다.
윤선일 동양종금증권 연구원도 "지난주 외국인들의 선물매도가 245포인트 이하에서 상당량 집중됐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선물시장 외국인들은 여전히 지수 하락의 기회를 엿보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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