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에 뽑힌 선수들은 저마다 편한 교통편을 이용해 오후 3시께부터 숙소인 부산 동래구 농심호텔에 모여들기 시작했다.
송은범과 정대현 등 올해 프로야구 우승팀 SK의 선수들이 가장 먼저 숙소에 도착했고, 이날 서울에서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시상식에 참석한 이대호(롯데)와 류현진(한화) 등은 오후 6시가 넘어서야 가장 늦게 부산에 도착했다.
손시헌과 이종욱, 김현수, 고창성 등 두산 선수들은 이날 마무리 훈련을 시작한 팀에 들러 김경문 감독에게 인사를 하고 오느라 조금 늦게 합류했다.
치열했던 정규리그와 포스트시즌을 마친 선수들은 행동과 표정 모두에서 한결 여유가 묻어났다.
하나같이 편안한 차림으로 호텔에 들어선 선수들은 아는 얼굴들을 찾아 손뼉을 치거나 악수를 하는 등 인사를 나누며 반가움을 전했다.
역시 선수 사이에서도 가장 관심을 끈 이는 '추추 트레인' 추신수(클리블랜드 인디언스)였다.
1년 만에 한국에 돌아온 추신수는 그동안 대표팀에서 친분을 쌓았던 동료와 반가운 인사를 나눴다.
강민호(롯데) 등 다른 선수들도 추신수의 별명을 부르는 등 친분을 과시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서른여덟 살 고참 박경완부터 올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롯데에 지명된 스물두 살 김명성까지 다양한 선수들이 모인 만큼 소감도 제각각이었다.
한국시리즈 때와 달리 한결 부드러운 표정으로 숙소에 들어선 최고참 박경완은 "인천에서 있을 때와 달리 새로운 마음이 든다"면서 "어찌 보면 마지막 태극마크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마지막까지 좋은 기억을 남기고 싶다"고 밝혔다.
박경완은 주장 역할을 후배 봉중근(LG)에게 양보한 데 대해서는 "이상하게 주장을 맡으면 성적이 안 나오는 징크스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경완을 대신해 선수들을 이끌 봉중근은 "4년 전에도 그랬듯 올림픽이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보다는 선수들이 아시안게임을 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면서 "편하게 대하는 것보다는 고참으로서 후배들을 따끔하게 혼내기도 하는 주장이 되겠다. 끝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도록 하는 게 목표"라며 엄한 선배 역할을 자임했다.
아마추어 선수로는 유일하게 대표팀에 발탁된 김명성은 조금은 수줍은 얼굴로 "뽑아주셔서 감사하다. 그저 열심히 하겠다는 생각 뿐이다. 선배들에게 많이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소감은 저마다 달랐지만, 금메달을 따내겠다는 목표만큼은 모두 똑같았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동메달에 머물렀던 조동찬(삼성)은 "이번엔 반드시 메달 색깔을 바꾸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주장 봉중근 역시 "반드시 금메달을 따서 국민께 기쁨을 선사하고 싶다"고 눈을 빛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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