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튼(Sutton)'이라고 쓰인 낯선 표시를 붙인 카메라를 들고 바쁘게 여기저기를 오가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바로 세계적인 모터스포츠 전문 사진 에이전시인 '서튼 이미지'의 키스, 마크 서튼 형제였다.
영국 맨체스터에서 자란 둘은 형인 키스(50)가 20살 때인 1980년부터 F1을 비롯한 각종 모터스포츠 대회 현장을 찾아다니며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키스는 모터스포츠의 열광적 팬인 아버지 모리스의 영향을 받아 어릴 때부터 모터스포츠와 친숙해졌다. 1977년부터 모터스포츠 사진에 관심을 보인 키스는 처음에는 평일에는 직장 생활을 하고 주말을 이용해 자동차 사진을 찍다가 1983년부터는 아예 프리랜서 사진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1985년 동생 마크가 가세하며 서튼 이미지라는 이름으로 본격적으로 출발한 서튼 형제는 1990년대에는 전 세계 7천여 개 회사에 모터스포츠 관련 사진을 공급할 만큼 크게 성장했다. 지금도 22개 나라에 모터스포츠 사진을 보내고 있다.
이번 한국 대회에도 4명의 다른 사진 기자와 함께 경기장 안팎의 다양한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낸 서튼 형제는 코리아 그랑프리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지금까지 취재한 F1 대회만 어림잡아 450개 정도 될 것"이라는 키스는 "대회 준비가 상당히 잘 돼 있으며 시설도 좋다. 일부 외신에서 숙소에 대해 불만을 터뜨렸다고 하지만 우리는 만족스러웠다"며 "앞으로 더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대회"라고 평가했다.
좋아하는 선수로는 마크 웨버(호주.레드불)를 꼽았다. 키스는 "처음 F1을 취재한 1980년에 우승한 앨런 존스 이후 30년 만에 호주 출신 챔피언이 나올 수 있다. 이번에 한국 대회를 참관하는 존스와 인사를 나눴는데 이번 시즌이 끝날 때는 웨버와 우승을 축하하는 악수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동생 마크 역시 "웨버는 아주 밑바닥부터 시작한 선수다. 돈도 없고 여러 가지로 어려운 여건에서 조금씩 발전을 이룬 선수라 이번에 종합우승을 했으면 좋겠다"며 "알론소나 해밀턴, 버튼은 우승 경험이 있고 페텔은 아직 어리기 때문에 나중에 해도 된다"고 웨버를 응원했다.
맨체스터 출신인 이들에게 한국 축구대표팀 `간판'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을 물어보자 대번에 "우리 선수"라고 답한 키스는 "2008년에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을 보러 모스크바까지 가기도 했다. 시간이 날 때마다 올드 트래퍼드를 찾아 맨유를 응원하지만 그때는 사진을 찍지 않는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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