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준혁 기자) 전세가 상승이 소형주택 거래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최근 전셋값이 강세를 보이면서 급매물이 조금씩 소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소형 경매주택 가격이 상승하면서 일반 주택시장까지 거래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2일 부동산중개업계에 따르면 최근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중이 높은 지역 위주로 실수요자들의 급매물 문의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실제 거래로 이어지지는 않는 모습이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 보람아파트의 경우 59.59㎡(18평) 전셋값이 8000만~9000만원으로 한달 전에 비해 1000만원 올랐다. 그러나 매매가 움직임은 별로 없다. 싸게 나온 급매물이 1억7000만~1억7500만원으로 지난해 8월 이후 답보상태다.
같은 아파트 92.5㎡(28평)도 급매물은 2억8000만원선. 1년 넘게 같은 가격이지만 여전히 거래가 안되고 있다. 반면 전셋값은 1억2000만~1억3000만원으로 2000만원 이상 올랐다.
노원구 상계동 은빛2단지도 56㎡(17평) 매매가는 1억5000만~1억7000만원, 전세가는 8500만~9000만원이다.
인근 공인중개사 사장은 "전세 품귀현상에 실수요자들이 싼 가격에 나와 있는 급매물에 대한 문의가 많지만 아직까지 거래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집값 하락에 대한 기대감과 반대로 집주인들은 전셋값 상승이 앞으로 집값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에 급매물을 거둬들이는 분위기다.
인근 또다른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전세가 귀해 급매물이 나오기만 하면 거래로 이어지겠지만 최근에는 집주인들이 전세로 내놔도 되니 시세보다 낮게 내놓는 경우가 거의 없다"며 "이래저래 거래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관악구 봉천동 벽산블루밍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 아파트 78㎡(23평)는 매매가격이 2억9000만원선, 전세가격은 1억8000만원대다.
인근 H 중개업소 사장은 "전세가는 소폭 오르는데 매매가는 그대로"라며 "집주인도 수요자도 거래 자체에 아직 관심을 안보이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반면 시장에서는 경매시장이 소형 주택 중심으로 활기를 되찾는 모습에서 또다른 기대감을 갖고 있다.
서울시를 비롯한 수도권 지역의 전세금이 두 달 이상 꾸준히 오르자 전세금을 올려주는 대신 경매로 내 집을 마련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소형 주택이 많은 노원·강북·중랑 등 강북구의 경매 물건은 인기가 높다.
경매 시장의 주요 지표인 평균 입찰자 수,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 낙찰률(경매진행건수 대비 낙찰된 물건 수)은 9월 이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경매 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9월 한 달간 수도권 아파트 경매시장의 평균 입찰자 수는 6.19명으로 2월(6.82명)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낙찰가율도 76.56%로 6월(77.82%)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 북부지법에는 총 88건의 아파트, 다세대주택 등이 경매에 나왔으며 20대 1의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소형 매매가 상승세가 다른 지역이나 중대형으로 확산되기는 아직 시기상조다.
부동산114 김규정 본부장은 "매매가 대비 전세 비중이 높은 곳은 대출을 덜 받고도 갈아타기가 쉬워 매수세로 돌아서는 수요도 상대적으로 많다"며 "하지만 전반적인 집값 상승으로 이어지긴 아직까지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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