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전 개전 9년…"올해가 중대 기로"

2010-10-07 11:34
  • 글자크기 설정
미국이 주도하는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7일로 개전 9주년을 맞았다.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아프간 탈레반 정권이 9.11테러를 일으킨 알 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을 보호했다는 이유로 2001년 10월7일 아프간을 침공했다.

전쟁 초기만 해도 미군은 불과 2개월 만에 탈레반 정권을 무너뜨리는 등 거침없었으며 국제사회의 탄탄한 지지를 받고 있었다.

그러나 부시 전 행정부가 2003년 이라크로 관심을 돌리자 탈레반은 다시금 세력을 규합하기 시작했으며 아프간 전황은 2006년 무렵부터 미국에 불리하게 전개됐다.

이에 대응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수천명의 미군을 아프간에 증파한 지금 이 전쟁은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고 AP통신은 평가했다.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지난 6월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는 올해 말까지 아프간전에서 진전을 보지 못할 경우 전쟁에 대한 지지 하락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6월 베트남전을 제치고 미국 역사상 최장기 전쟁으로 기록된 아프간전은 개전 10년째를 맞은 아직도 끝이 보이지 않고 있다.

미군 증파에도 불구하고 전황이 좀처럼 미국에 유리하게 전개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아프간에서 전사한 나토군이 미군 1천220여명을 포함해 약 2천명에 달하는 상황에서 미국과 서방 국가들에서 전쟁에 대한 지지는 갈수록 약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네덜란드가 나토 국가로는 처음으로 아프간 주둔군을 철수했으며 캐나다도 이를 따를 예정이다.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은 이같은 서방 국가들에 대한 불신 속에 탈레반과의 화해를 추구하는 한편 이웃국가 파키스탄과의 관계 강화에 나섰다.

미군 철수 이후 탈레반을 통해 아프간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노리는 파키스탄은 미국의 요청에도 자국 내 탈레반 소탕에 미온적이다.

나토군은 지난 2월 아프간 헬만드주(州)에서 2001년 침공 이후 최대 규모의 군사작전을 수행했지만 여전히 교전이 계속되는 등 상황은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나토군이 헬만드주에 이어 칸다하르주에서 준비하고 있는 대규모 군사작전에서 실패할 경우 전황은 심각하게 악화될 수도 있다.

미군 장병은 아프간 주민들의 지지를 얻는 것이 전쟁 승리의 관건이라고 보고 있지만 주민들이 탈레반의 위협 속에 미군과의 대화 자체를 꺼리는 상황에서 이는 아직 요원한 목표다.

이에 따라 현지에서는 미군의 아프간 철수는 내년 7월에 시작한다는 계획에 변화가 없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다짐에도 미군 철수가 이보다 일찍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끊이질 않는다.

그러나 현 상황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도 없지는 않다. 제임스 스타브리디스 나토군 사령관은 나토군이 사살하거나 생포한 무장세력 지도자가 251명에 달한다는 등의 전과를 지난달 공개하며 전황이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마이클 오핸런 선임연구원도 카불을 포함한 아프간 영토의 4분의 3 이상의 지역에서 상황에 개선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아프간에 서구식 민주주의를 도입하기보다는 알 카에다 소탕에 초점을 맞추는 등 전쟁의 목표 수준을 낮추고 이를 분명히 제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미 외교협회(CFR)의 스티븐 비들 연구원은 "수용 가능한 전쟁 결과에 분명한 한계를 두지 않을 경우 군사작전과 탈레반과의 협상도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주경제 인터넷뉴스팀 dk@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