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제작할 해상풍력발전기 설치선 조감도/삼성중 제공 |
(아주경제 이정화 기자) 삼성중공업이 올해 수주목표 80억 달러를 일찌감치 달성했다.
삼성중공업은 북미지역에서 원유생산 설비인 FPU 1기와 동남아 선주로부터 풍력발전기 설치선 1척을 8억 달러 규모에 수주했다고 7일 밝혔다.
이로써 올해 수주목표를 국내 조선업계 중 처음으로 달성한 것이다.
수주목표를 국내 조선업체 중에서 가장 먼저 달성하게 된 비결은 ▲평균선가보다 20% 높은 연료절감형 컨테이너선 20척 무더기 수주 ▲유해증기 회수시스템을 장착한 유조선 등 고효율 친환경 선박으로 시장을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는 게 회사측 분석이다.
삼성중공업은 이 날 수주한 FPU(Floating Production Unit)는 설계부터 자재구매·설치·시운전까지 모든 과정을 턴키공사로 수행한다. 이 설비는 2013년에 멕시코만 해상유전 지대로 인도할 계획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계약은 최근 멕시코만에서 발생한 대규모 원유유출 사고에 따른 미국 정부의 시추중단 조치로 시장이 침체된 상태에서 성사된 것"이라며 "해양 에너지 개발시장 활성화의 신호탄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FPU 수주와 같은 날 동남아에서 따 낸 풍력발전기 설치선은 길이 161m, 폭 49m로 3.6MW급 풍력발전기 12기를 동시에 운반, 설치 가능한 세계최대 규모다.
이 선박은 풍력발전기 설치작업 수심한계를 75m까지 가능하도록 했으며 풍력발전기 대형화 추세에 발맞춰 현재 업계에서 개발하고 있는 10MW급 이상의 초대형 풍력발전기도 설치할 수 있도록 특수 설계되는 제품이다.
해상에서 풍력발전기를 설치하는 과정은 해상 발전단지에 설치선 고정 선박에 장착된 1200t 크레인으로 발전기 타워, 발전실, 날개 등을 순차적으로 조립하는 순서로 이루어 진다.
특히 선체에 장착된 6개의 기둥을 해저면에 내려 배를 공중에 10m 가량 띄워 놓고 고정시킨 상태에서 작업을 해 파도와 바람의 영향을 최소화하고 설치의 정확성과 신속성을 기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삼성중공업 풍력발전기 설치선은 초당 20m의 바람과 2.5m의 파도가 치는 북해와 같은 열악한 해상에서도 최대 36시간 마다 1기씩 설치가능하도록 제작될 예정이다.
노인식 삼성중공업 사장은 "연평균 13%씩 성장하고 있는 풍력시장을 겨냥하여 작년에 풍력발전설비 사업에 진출한 데 이어 이번에 풍력발전기 설치선 분야에도 뛰어 들었다. 조선과 풍력부문의 친환경 기술이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업계전문가들은 세계적인 신재생에너지 사용활성화 정책으로 해상풍력발전 시장은 올해 3GW 수준에서 2020년에는 43GW까지 급성장할 것이며, 이에 따라 향후 필요한 해상풍력 발전기가 5MW급 8000기에 달해 풍력발전기 설치선 발주도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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