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통일 "남북관계, 비대칭적 상호주의 필요"

(아주경제 정경진 기자) 현인택 통일부장관은 "남측이 하나를 주면 북측도 하나를 줘야 한다는 기계적 상호주의를 생각하고 있지는 않지만, 북이 할 수 있는 것은 하는 `비대칭적 상호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통독 20주년 기념식 참석차 베를린을 방문중인 현 장관은 3일(현지시각) 현지에 동행한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남북관계에서 기계적 상호주의는 어렵지만, 어느 정도의 상호주의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 장관은 "북이 할 수 있는 것은 하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하는 그런 협력관계가 비대칭적 상호주의"라며 "이산가족 문제에 관해서도 남북이 서로 협력하는 모델을 충분히 만들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는 이산가족, 국군포로, 납북자 문제 등에 대해 북측이 적극적인 해결 의지를 보이면 남측이 쌀, 비료를 비롯한 대규모 인도주의적 대북 지원을 할 수 있음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이산가족 등 인도주의적 문제 해결에 북측이 보다 전향적 태도를 취할 경우 우리 정부도 과거 서독이 동독 내 정치범 송환 때 돈을 대가로 지급했던 모델인 `프라이카우프(Freikauf)'를 탄력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현 장관은 "과거 (인도주의 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형 프라이카우프'를 얘기했더니 서독식 모델이라서 그것에 대해 갖는 거부감과 오해가 있었다"며 "굳이 그런  용어를 사용하지 않겠지만, 비대칭적 상호주의를 통해 남북이 서로 협력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북측의 금강산관광 재개 요구에 대해서는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해서는 당연히 금강산 여러 시설에 대한 북한의 부당한 조치가 철회돼야 하는 것이 마땅하고, 그 뿐만 아니라 천안함 사태로 생긴  남북관계 전반적인 여건에 동시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면서 관광재개 문제와 천안함 사태가 서로 연계돼 있음을 내비쳤다.

그는 "금강산관광 재개를 논의하기 위해서는 여건이 성숙해야 하고, 좀 더 구체적으로 북측이 진정성을 가졌는지, 구체적으로 그런 것들이 보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정부가 당장 검토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강조했다.

현 장관은 통독 20주년에 대해 "독일 통일은 우리에게 매우 훌륭한 선생님이 되고 있다"며 "대한민국도 독일 통일 경험을 충분히 되새기고 반드시 통일을 이룰 수 있는 그날까지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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