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우승팀 일본 선수들에게 길을 터준 뒤 시상대에 사뿐하게 오른 태극 소녀들은 피파 임원들이 주는 금메달을 하나씩 목에 건 뒤 주장 김아름(17)이 제프 블래터 회장에게서 우승컵을 받아들자 일제히 환호성을 지르며 두 손을 번쩍 치켜 들었다.
선수들은 김아름이 우승컵에 가볍게 키스를 한 뒤 하늘 높이 치켜드는 순간 온몸으로 기쁨의 전율을 느낀 듯 '우와~'하는 소리를 내질렀고, 밤하늘을 수놓은 금은박 종이가루 속에 열일곱살 최고의 밤을 만끽했다.
목에 건 메달을 이로 깨물어보기도 하고 시상대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는 내외신 기자들에게 일제히 'V자'를 그려보며 '얼짱 사진'을 부탁하는 태극소녀들은 천진난만한 모습 그 자체였다.
선수단의 왼편에 선 '명장' 최덕주 감독은 결승전까지 믿고 따라준 선수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좋았는 지 얼굴에는 미소가 가시질 않았다.
태극소녀들은 힘찬 구호를 연방 외친 뒤로는 경기 내내 격려와 박수를 보내준 관중들을 향해 허리를 90도로 굽혀 인사하는 예의도 잊지 않았다.
시상대 한쪽으로 마련된 기념촬영장으로 자리를 옮긴 태극소녀들은 금메달을 앞에 내민 채 일제히 터진 폭죽 속에 영원히 잊지 못할 순간을 사진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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