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차기 주자군, ‘보일 듯 말 듯’ 물밑 경쟁

2010-09-19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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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이재오-김문수 ‘3색 행보’ 주목

(아주경제 장용석 기자) 오는 2012년 12월 제18대 대통령선거까지 아직 2년 이상의 시간이 남아 있지만 여권은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향한 ‘잠룡’들의 움직임이 부산한 모습이다.

여야를 통틀어 유력 대권주자 가운데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비롯해 최근 들어선 이재오 특임장관과 김문수 경기지사가 눈에 띈다.

박근혜 전 대표는 현 정부 출범 이후 지난 2년 반 동안 차기 대권주자에 대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단 한 차례도 1위 자리를 내준 적이 없다.

지난 ‘8·8개각’에서 김태호 전 경남지사가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일기 시작한 ‘세대교체’론에 다소 주춤하긴 했으나, 여야의 주요 정치인 가운데 20~30%대의 소위 ‘콘크리트’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는 유일한 인물이다. 게다가 일반 연예인에 버금가는 대중적 인지도까지 겸비하고 있다.

물론 지난 2007년 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박 전 대표가 선거인단 투표에선 앞섰으나 국민 여론조사에서 밀려 이명박 대통령에게 후보 자리를 내준 사실을 감안할 때 “낙관만 할 순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달 21일 이 대통령과의 청와대 회동 이후 ‘화해 무드’가 조성되긴 했으나, 여전히 “친이(친 이명박), 친박(친 박근혜) 간 대립구도를 깨면서 자신의 외연을 확대해나가는 게 차기 대권을 준비하는 박 전 대표의 가장 큰 과제”란 얘기가 당 주변에서 들리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박 전 대표도 이 같은 점을 의식한 듯, 그간 조용한 행보로 일관해왔던 데서 벗어나 최근 들어선 당 소속 의원들과의 식사 자리를 통해 ‘소통 정치’에 본격 나서는가 하면 국회 상임위원회는 물론, 각종 행사 참석 등의 잦은 대외 활동을 선보이고 있다.

7·28재·보궐선거를 통해 여의도에 복귀하자마자 특임장관으로 발탁된 이재오 장관은 정치권은 물론, 경제계, 노동계 등으로까지 광폭 행보를 보이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내건 ‘공정사회 구현’의 전도사 역할을 자임하고 있는 그는 아직 대권 도전에 대해 구체적인 뜻을 밝힌 바 없다.

이미 자신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90° 직각인사’와 지하철 출·퇴근 등을 통해 예전의 ‘투사 이미지’를 벗으려 노력하는가 하면 친이계 좌장으로서 당내 친박계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볼 때, 정치권에선 이미 그가 ‘킹메이커’에서 ‘킹’으로 목표 지점을 옮겨가고 있단 분석을 내놓고 있다.

김문수 지사 또한 지난 6·2지방선거 이후 대권 도전을 암시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이 장관의 정치적 동지이기도 한 김 지사는 차기 대선 도전을 위한 당 후보 경선에 출마할 경우 도지사직을 중도에 사퇴해야 하는 부담이 있으나 ‘국민이 원한다면 마다하지 않겠다’는 게 김 지사 측의 반응이다.

김 지사는 최근 청와대와 잇달아 대립각을 세우는 발언을 내놓는가 하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위터를 통해 젊은 층과의 소통 및 서민 이미지 쌓기에 주력하고 있다.

또 최근엔 측근인 차명진 의원 등이 국회에서 개최한 지방행정체제 개편 토론회에 참석, 역대 대통령의 사례를 제시하면서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지적, 눈길을 끌었다.

이외에도 정몽준 전 대표와 오세훈 서울시장이 차기 주자의 반열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으며, 일부에선 홍준표·나경원 최고위원과 원희룡 사무총장의 ‘도약’ 가능성을 주목해야 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정몽준 전 대표는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대표직을 물러나면서 일단 정치의 ‘중심’에선 한 발 물러선 상태지만, 월드컵 유치활동이 끝나는 올 연말 이후부턴 대권행보를 가시화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실제 정 전 대표는 당 대표 사퇴 후 첫 공식석상인 지난 15일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당내 계파·파벌과 정부 내 비선조직은 권력사유화에 해당한다”며 여권 내 양대 계파인 친이·친박을 싸잡아 비판하는 등 친이계의 그늘에서 벗어나 독자행보에 시동을 건 모습이다.

오세훈 시장도 지방선거 결과 민주당 등 야당이 시의회를 장악하며 시정 구도가 ‘여소야대’로 바뀐 뒤론 이렇다 할 목소릴 내지 못하고 있다. 이른바 ‘재선 후유증’에 걸린 셈이다. 결국 이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차기 무대에 오르기가 어려워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아울러 오 시장은 이번 지방선거에 앞서 “임기 중 대선에 출마할 생각은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힌 바 있어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관건 중 하나다.

ys4174@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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