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C, 메릴린치에 잘못 투자..8억불 손해"

2010-09-16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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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공사(KIC)가 투자 위험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미국 투자은행 메릴린치에 투자해 8억여 달러의 손실을 본 것으로 감사원 감사에서 드러났다.

   감사원은 KIC의 해외투자실태에 대한 감사 결과 이 같은 문제점을 적발, 임무를 소홀히 한 홍석주 전(前) 사장의 손해배상 책임을 검토하는 등 손실 보전 방안을 강구하고 관련자들을 징계토록 요구했다고 16일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KIC는 대체 투자의 절차와 기준없이 지난 2007년 말 메릴린치 측에 투자 의향을 전달한데 이어 2008년 1월7일 메릴린치로부터 10억∼4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요청받자 투자전략팀과 리스크관리팀이 배제된 비공식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이 같은 제안을 검토했다.

   KIC는 투자 위험이나 조건에 대한 충분한 분석과 검토, 준법감시인의 사전 승인 없이 투자를 결정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당시 재정경제부 담당자도 KIC가 대체투자 경험이 없는 것을 알면서도 적극적으로 투자하도록 한 것으로 파악됐다.

   KIC는 특히 메릴린치에 투자의향서를 전달한 뒤에야 비공식TF 외의 부서에 투자 진행 상황을 알려줬다. 이로 인해 리스크관리팀의 사전분석이나 의견개진이 배제됐고, 리스크관리전문위원회의 사전 승인도 받지 않았다고 감사원은 전했다.

   결국 KIC는 메릴린치와 경쟁하는 한 재무자문사의 자문 결과와 회계법인의 약식 재무실사 결과 등을 토대로 `2∼3년 뒤 메릴린치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에 투자승인안을 작성했고 2008년 1월15일 메릴린치와 최종 투자약정을 맺었다.

   그러나 이후 메릴린치의 주가는 재무상황 악화로 급락했으며 지난해 1월1일 뱅크오브아메리카에 최종 합병됐다. 이는 KIC 투자원금의 40.8%인 8억1천600만 달러(지난 3월5일 기준)의 평가 손실을 가져왔다.

   감사원은 이외에도 KIC에 대해 사외이사를 도입하는 등 이사회 기능을 강화하고 운영위원회와 이사회의 권한.책임을 명확히 하는 지배구조 개선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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