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공사는 매년 소년소녀가장과 성적이 우수한 저소득 가구 청소년을 대상으로 해외 탐방의 기회를 제공한다. 사진은 지난 6월 진행된 '고구려 유적을 찾아서' 행사에 참여한 학생들이 백두산 천지 위에 올라 함성을 지르는 모습. |
(아주경제 권영은 기자) '고객감동경영'은 서울시 SH공사가 추구하는 경영 목표 중 하나다. 고객과의 거리를 좁히고 스스로 다가갈 때 공공기관의 가치가 올라간다는 판단에서다.
SH공사는 지난 2009년 서울시 15개 투자·출연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올해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고객감동(CS)경영체계 재정비, 주거환경개선과 사회공헌사업 확대 등을 통해 고객에게 더 가까이 다가간다는 전략이다. 딱딱한 공기업 이미지를 벗고 고객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기위한 것이다.
SH공사는 지난해까지 저소득층 입주민 자녀의 방과 후 무료학습을 지원하는 '시프트아카데미'를 포함해 총 16개의 사회공헌사업을 실시했다. 올해에는 직원공모 아이디어를 통해 신규사업 8개를 추가해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07년 문을 연 시프트아카데미는 강서·노원지역을 시작으로 지난해에는 강남지역에 세 번째 공부방을 열었다. 네 번째인 관악아카데미는 오는 10월 개원을 앞두고 있다. 과목도 지금까지는 영어와 수학을 기본으로 했으나 최근 논술과목을 추가했다.
시프트 아카데미 공부방은 SH공사 직원과 대학생으로 구성된 강의진의 노력과 수강생의 면학열기가 어우러지면서 성과도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처음 개원한 강서아카데미의 45명의 학생 가운데 전교 1등을 차지한 학생이 배출되기도 했다.
SH공사는 앞으로 시프트아카데미를 점차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유민근 사장은 "올해 관악구에 개원하는 시프트아카데미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며 "공부 이외에 학생에게 문화예술 체험학습을 시켜주고 학부모에게 명사의 강연을 청강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SH공사는 소년소녀가장과 학업이 우수한 저소득 가구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해외탐방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매년 한 차례 실시되는 해외탐방은 고구려 선조의 발자취를 몸소 견학하는 프로그램으로 지금까지 140여명의 학생들이 함께했다.
박완수 SH공사 고객문화팀장은 "지금까지는 고구려 유적지인 중국 집안시와 북한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단동시를 돌아보고 백두산 천지에 올라 민족의 기운을 느끼는 일정으로 구성됐었다"며 "앞으로 일본이나 연해주 쪽에 남아 있는 대한민국의 문화유산을 탐방하는 프로그램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SH공사는 임대아파트에 거주하는 청소년들의 문화탐방 기회를 넓혀주기 위해 '청소년 문화재 사랑캠프'를 지난 6월 처음 개최했다. 여기에는 초등학교 6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의 청소년 35명이 참가했으며 안동 하회마을과 도산서원, 영주 부석사 등의 문화재를 견학했다.
행복을 약속해주는 '사랑의 합동결혼식'도 있다. 형편이 어려워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부부를 위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SH공사는 매년 강남구 건강가정지원센터와 협력해 임대아파트에 거주하는 저소득 주민을 대상으로 이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합동 결혼식 뿐만 아니라 결혼소품, 피로연, 신혼여행, 결혼예물까지 제공한다. 지금까지 총 4번의 결혼식이 진행됐다.
사랑의 합동결혼식에는 일반 기업도 가전제품과 생활용품을 지원하며 동참했다. 올해는 10월께 사랑의 합동결혼식이 개최될 예정이다.
지난 2002년부터 실시 중인 '으뜸이 한방진료봉사'는 경희대 한의학과와 지역사회복지관과 함께 임대주택 입주민을 대상으로 매월 1회, 2개 지역(성동·노원구)에서 진행하고 있다.
한 해 평균 900여명의 저소득층 이웃이 무료진료의 혜택을 받고 있다. 사업 시작 이후 현재까지 진료혜택을 받은 인원은 6000여명에 달한다.
이와 함께 올해부터 SH공사는 임대아파트에 거주하는 70세 이상 독거노인들을 대상으로 일주일에 1~2회 전화를 걸어 안부를 챙기고 말벗이 돼 주는 '안심콜 서비스'를 제공한다. 8개 권역별로 10명씩, 모두 80명의 70대 이상 홀몸 노인이 서비스를 받게 된다.
SH공사는 최근 임대주택 거주 입주민 가운데 홀몸 노인의 가구 비율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해 시프트콜센터 상담원을 활용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문의에만 대응하는 수동적인 콜센터가 아닌 직접 고객을 찾아가는 능동적인 서비스로 발상을 전환한 것이다.
유 사장은 "소외된 계층에 대해 관심을 갖고 배려하는 것은 공기업의 도덕적인 책무"라며 "안심콜서비스로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드는 작은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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