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권영은 기자) 인천 영종지구와 청라지구의 부동산 침체가 좀처럼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백약이 무효'인 상황이다. 영종지구는 건설사들의 공동택지 계약해지 사태가 줄을 잇고 있고, 청라지구에선 경기침체와 과잉공급, 개발 지연 등의 갖가지 악재가 겹치면서 저조한 입주율과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속출하고 있다.
13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2007년부터 영종하늘도시에서 공급된 공동주택용지 52개 필지 가운데 23개 필지의 토지 공급 계약이 해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LH가 자체 사용키로 했던 3개 필지를 제외하면 절반에 이르는 물량이다. 여기에 중도금을 환급받은 일부 건설사들은 계약금 반환 소송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향후 해당 지역의 개발 진행에 상당한 걸림돌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지난 5월 LH를 상대로 계약금 반환 소송을 제기한 A사는 이르면 내달 중 변호인단을 구성하고 본격적인 소송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A사는 이미 중도금으로 지급했던 80억원을 환급받은 상황이지만 계약해지의 책임이 LH 측에 있다고 판단하고 계약금을 돌려받겠다는 입장이다.
A사 관계자는 "LH와 인천시가 제3연륙교 조기 착공에 힘쓰겠다지만 계속 지연되고 있고 로봇랜드 등 개발사업도 지지부진한 상황이기 때문에 이는 명백한 LH의 계약 불이행"이라며 "S사, D사 등 건설업체와 7~8곳의 시행사들이 이미 계약을 해지하는 등 절반 이상의 택지가 다시 미분양으로 남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B사의 경우 미분양 물량 해소에 악영향을 미칠까 전전긍긍하며 택지를 껴안고 있는 상황이다. B사 관계자는 "속 마음이야 당장 해지하고 싶지만 기존 분양 주택 소진을 위해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못하는 상황"이라며 "타사의 동향을 파악하며 관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현재 중도금 지불을 하지 못해 연체 중인 건설사도 상당수에 달해 향후 계약금을 포기하고라도 계약을 해지하려는 건설사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LH관계자는 "영종의 경우 사업이 차질을 빚지 않도록 다각도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청라지구는 대형평형을 제외하면 입주율이 그리 부진한 편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청라지구는 지난 6월 초부터 시작된 중흥S클래스, GS자이, 웰카운티 등 3개 단지 1750가구 가운데 694가구가 입주하면서 13일 현재 40%의 저조한 입주율과 마이너스 프리미엄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인천 경서동 C공인 관계자는 "입주는 지난 6월에 시작됐음에도 여전히 도로 곳곳이 공사로 인해 파헤쳐져 있는 등 기반시설이 부족한 데다 분양권까지 쏟아지면서 부동산 대책 약발이 좀처럼 먹히지 않는 모습"이라며 "호수공원 조망이 가능한 단지도 가격이 분양가보다 2000만~3000만원씩 떨어진 상태"라고 말했다.
이미영 스피드뱅크 팀장은 "인천 시장 가운데 영종이나 청라, 송도 등은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며 "경기침체, 개발지연, 공급과잉 등이 맞물려 있기 때문에 시장이 살아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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