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럭셔리카란 이런 것”… 재규어 올 뉴 XJ

2010-09-12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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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만원 호가 국내 최고 수준 B&W 음향시스템 탑재

   
 
 시승 중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재규어 올 뉴 XJ. (사진=김형욱 기자)

(제주=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지난 주말 제주도 해안도로를 따라 지난 7월 국내에 출시한 재규어 ‘올 뉴 XJ’를 탔다. 4~5시간의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럭셔리카란 이런 것’이라는 느낌을 받기에는 충분했다.

첫인상인 외관. 대형 세단의 압도적인 위용과 스포티함을 동시에 갖췄다. 올 뉴 XJ는 국내에 판매되고 있는 세단 중 차체가 가장 길다. 롱 휠 베이스(LWB) 모델의 전장은 5247㎜. 타사 대형 세단에 비해 10㎝ 가량 길다.

그럼에도 차 윗부분만 보면 스포티함을 갖췄다. 디자인은 많이 바뀌었지만 ‘재규어’의 날렵한 몸매는 그대로 계승했다. 재규어의 입을 연상시키는 라디에이터 그릴과 눈을 표현한 헤드라이트가 압권.

럭셔리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것은 외관보다 실내다. 내부에 들어서는 순간 20개의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출력 1200W의 바우어스&윌킨스(Bowers & Wilkins) 사운드가 운전자를 반긴다.

이동훈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사장은 시승 전부터 올 뉴 XJ의 사운드 시스템에 주목해 줄 것을 당부했다. 국내 시판되는 차량 중 최대 출력일 뿐 아니라 어느 좌석에서도 최고의 사운드를 들을 수 있도록 세팅 돼 있다.

   
 
올 뉴 XJ 인테리어 모습. 호화 요트를 연상시키는 가운데 확 트인 8인치 LCD 터치스크린 모니터와 아날로그 감성을 부르는 시계(센터페시아 가운데 위)가 인상적이다. (사진=김형욱 기자)

이 사장은 “럭셔리카 구매 고객일수록 사운드에 민감하다”며 “올 뉴 XJ의 B&W 사운드 시스템은 이들을 매료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시승 기간 동안 행사장 한 켠에는 1억원을 호가하는 B&W 오디오 시스템이 설치돼 있었다.

사운드 뿐 아니다. 실내 공간은 항공기나 요트의 조종석을 떠오르게 한다. 한 차량에 한 그루의 나무를 사용한 최상급 원목 재질과 천연 가죽은 고급스러움의 극치.

최첨단 차량 속에 아날로그 감성도 담았다. 센터페시아 가운데 아날로그 시계가 있다. 실내 조명등과 보조석 수납함도 손 끝으로 살짝만 다가가도 작동한다. 자기장의 원리는 이용했다.

성능은 편안함을 기본으로 레이싱카의 스포티함도 갖췄다. 3.0 디젤 모델은 275마력에 토크 61.2㎏·m. 특히 저속에서의 강한 힘이 인상적이다. 5.0 고성능 모델은 510마력에 63.8㎏·m의 괴력을 낸다.

기본 모드에서는 엑셀 반응이나 핸들링이 부드러운 편. 할머니가 운전해도 무리없을 정도다. 하지만 ‘S 모드’와 ‘터보’를 이용하면 보통 사람은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강한 파괴력을 낸다. 제로백(0→100㎞)은 4.9초.

   
 
 제주도 서귀포시의 한 리조트에 서 있는 재규어 올 뉴 XJ 모습. (사진=김형욱 기자)

아쉬운 점은 운전자를 기반으로 하는 차량인 만큼 럭셔리 세단 치고 뒷좌석이 넉넉치 않다. 분명 기사를 대동한 사장님용 차는 아니다. 쿠페형 스타일 때문에 뒤쪽 시야가 좁게 느껴지는 것도 아쉬웠다.

국내에는 엔진과 차량 길이에 따라 총 6개 모델이 있다. 가격은 모델별로 1억2900만~2억840만원.

재규어는 양산차 브랜드 중 몇 안 남은 진정한 고급차 브랜드다. 국내 연 판매량은 1000대. 최근 BMW가 월 판매 2500대(미니 포함)를 넘는 등 수입차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 전 세계적으로도 10만여대에 불과하다.

이동훈 사장에게 이에 대해 묻자 “재규어는 판매량에 연연하지 않는다. 오히려 벤츠나 BMW가 많이 팔릴수록 좋다. 거기에 싫증난 고객은 자연스레 재규어를 찾게 돼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재규어에 대한 로망을 갖고 있는 이유 역시 이런 까닭일 것이리라.

nero@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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