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는 했는데 인력이 없어"...건설사 고급인력 확보 비상

2010-09-02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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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권영은 기자) 해외건설수주가 늘어나면서 건설사들이 고급인력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해외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건설사들은 해외전문인력 충원에 나서고 있으나 자원이 한정돼 있어 인도 등 해외에서 인력을 충원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인력 이탈을 막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한 곳으로 가겠다는 것을 막을 수도 없는 상황이어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도 '해외건설 인력센터'를 개설하는 등 뒤늦게 전문인력 양성에 나서고 있지만 향후 3년 동안 약 7000명 정도가 더 필요한 것으로 추정돼 건설업계의 인력확보 전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일 업계에 따르면 S건설 소속의 고급인력 5명이 최근 다른 회사로 자리를 옮겼다. 고액 연봉 등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한 곳으로 이동한 것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고액 연봉을 제시하면서 서로 고급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물밑에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특히 전문인력이 태부족한 플랜트분야의 인력확보 경쟁이 심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직원들을 대상으로 해외 현장 실무연수를 도입하는 등 자체적으로 해외근무 인력을 양성하고 있지만 다른 회사로 빠져나가는 인원이 늘어나면서 현장마다 인력 관리에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필요로하는 전문인력은 대부분 플랜트 분야로 현재 약 1000명 정도가 부족한 상태이고, 향후 3년 동안 6000명이 신규로 충원돼야 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며 "하지만 인력양성 속도는 이를 뒤따르지 못해 당분간 전문인력 구인난은 지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300명을 충원한 대림산업은 올해 200~300명 가량은 더 채용할 계획이지만 필요인력을 보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인력이 부족해 경력자를 상시 채용하고 있다"며 "하지만 회사가 원하는 인력이 많지 않아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필요한 경우 정년퇴직한 기술인력을 계약직으로 충원하거나 인도나 싱가포르 등 영어권 해외 엔지니어(기술자)를 채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인력확보에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해외 플랜트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SK건설은 최근 인도를 중심으로 100여명의 플랜트 인력을 충원했다. 올해 약 300명 정도를 충원하려던 SK건설은 국내에서 인력 충원이 어려워지자 아예 해외로 방향을 돌린 것이다.

SK건설 관계자는 "건설사간의 인력 이동은 이제 새삼스런 일이 아닐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는 더 이상 움직일 인력도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 전력산업기술기준(KEPIC) 인증을 새로 받았거나 신청한 두산건설, 코오롱건설, 동양건설산업, 롯데건설, 현대산업개발, LIG건설 등도 인력충원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스카우트 경쟁이라는 말도 이제는 의미가 없을 정도로 전문인력 구하기가 쉽지 않다"며 "자체적인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것도 시간이 필요한 것이어서 인력 모시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kye30901@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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