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 있는 제너럴모터스(GM) 본사 |
지난 2개 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하며 재기의 발판을 다진 GM은 IPO를 통해 120억~160억 달러를 조달할 전망이다.
그러나 GM이 미 정부의 품에 안긴 '거버먼트모터스(Government Motors)'라는 오명을 떨쳐 내고 홀로서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IPO를 통한 자금조달 성패를 떠나 내ㆍ외부에 잠재해 있는 위험요소가 한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업계 전문가들이 GM의 가장 큰 약점으로 꼽고 있는 것 가운데 하나는 불투명하고 취약한 리더십이다.
다음달 1일 GM 이사회 멤버로 있는 대니얼 애커슨 칼라일글로벌 인수합병(M&A) 부문장이 최고경영자(CEO)에 오르면 18개월 사이 네번째 CEO가 된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대니얼 애커슨 차기 제너럴모터스(GM) 최고경영자(CEO) |
미 재무부 자동차 테스크포스팀을 이끌었던 스티브 래트너는 "경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안다면 18개월 동안 CEO가 네번이나 바뀌면 회사에 좋을 게 없다는 사실을 모를 리 없다"고 말했다.
성과에 따른 보상 수준이 낮다는 점도 문제다. GM이 IPO에 나서더라도 구제금융을 모두 상환하기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더욱이 GM은 구조조정을 통해 인력을 대거 줄인 터라 임직원들은 경쟁사보다 적은 보수로 더 많은 업무를 떠맡아야 한다.
업계 전반의 문제이기는 하지만 자동차 수요 증가세가 더뎌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도 GM의 미래를 불투명하게 하고 있다. 미국의 실업률이 떨어지고 집값이 오르지 않는 한 금융위기 이전과 같은 자동차 수요는 회복되지 않을 전망이다.
자동차 품질이 평준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업체들은 가격경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 수익을 내야 하는 GM으로서는 악재가 아닐 수 없다.
이제 막 적자에서 벗어난 GM에게는 들썩거리고 있는 원자재 가격도 큰 부담이다. 올 들어 철강과 알루미늄, 구리, 백금 등 금속가격은 일제히 급등했다. 해운선사들도 운임을 인상하고 있다. 그러나 가격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는 과거처럼 원자재가 부담을 소비자에게 떠넘길 수도 없다.
비대한 딜러망도 GM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GM은 파산보호 상태에서 벗어나면서 딜러망 축소에 나섰지만 6000여개였던 딜러 네트워크는 최근까지 5200개로 주는 데 그쳤다. 딜러들의 저항이 심한 탓이다.
GM은 연말까지 딜러망을 4500개로 줄인다는 계획이지만 딜러들의 반발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미 의회의 개입으로 여의치 않을 전망이다. 딜러들을 정리하는 데 드는 법적 비용 역시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중국을 재기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계획도 흔들리고 있다. GM은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으로 부상한 중국에서 오는 2015년 연간 300만대 이상의 자동차를 팔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GM은 지난해 중국 조인트벤처의 지분을 상하이자동차(SAIC)에 매각했다. 이로 인해 중국 자동차시장에서 거둬들일 수 있는 수익이 줄었을 뿐 아니라 의사결정권도 잃게 됐다.
이밖에 GM은 지난해 금융 자회사인 GMAC을 매각하면서 신용대출 라인을 잃었다. 최근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업체인 아메리크레디트를 인수하기로 했지만 GMAC의 역할을 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또 전미자동차노조(UAW)와의 무파업 합의가 2015년 끝난다는 점과 퇴직자 연금 및 건강보험을 둘러싼 불협화음도 GM의 미래를 위협하는 요소로 꼽히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 '파산보호' 신청부터 '기업공개(IPO)' 신청까지
△2009년 6월: 파산보호 신청
△7월: 파산보호 탈출
△7월: 미 재무부 지명인사 GM 이사회에 대거 투입(대니얼 애커슨, 데이비드 보더만, 로버트 그레브, 패트리시아 루소)
△9월: 캐나다 부품업체 마그나, 유럽 자회사 오펠 인수 합의
△11월: 오펠 매각 결렬
△12월: 프리츠 헨더슨 최고경영자(CEO) 사임, 에드워드 휘태커 회장 CEO 대행
△12월: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 크리스 리델 최고재무책임자(CFO) 영입
△2010년 2월: 네덜란드 스포츠카 메이커 스파이커 주주, GM의 사브 인수건 합의
△4월: 휘태커, 연내 IPO 가능성 언급
△5월: 2004년 이후 최고 실적 전망
△7월: GM, 할부금융기업 아메리크레딧 35억 달러에 인수
△8월 12일: 휘태커 사임, 대니얼 애커슨 CEO 지명
△8월 18일: 최대 160억 달러 IPO 신청 <자료: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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