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예정자 '요구'늘어 건설사 '골치'

2010-08-04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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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 인하, 납기연장, 이자.세금 대납해달라" 시행.시공사, 유동성 악화 부담.. 수용 힘들듯

(아주경제 정수영 기자) 오는 12월 입주예정인 경기도 고양시 일산 덕이지구. 입주까지는 아직 5개월여 남아 있지만 입주예정자들의 요구사항은 갈수록 늘고 있다.

덕이 아이파크 입주예정자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시행사와 시공사에 입주대책으로 △잔금 100% 2년간 납부 △중도금 60% 이자 2년간 대납 △입주기간 최소 6개월 연장 △취득ㆍ등록세 대납 등을 요구하고 있다.

요구사항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임시 사용을 포함한 준공승인을 거부하겠다는 입장이다.

같은 덕이지구내 신동아파밀리에도 일부 입주예정자들이 중도금 납부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덕이지구에서는 현대산업개발 아이파크시티 1556가구와 신동아파밀리에 3316가구가 올 연말 입주예정으로 있다.

이달 말 4600여가구에 달하는 대규모 입주가 시작되는 고양 식사지구도 시공사와 시행사에 비상이 걸렸다.

계약포기 사태를 막기 위해 '분양가의 60%에 대한 대출이자 1년간 대납' 조건을 내걸었지만 계약자 모임에서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계약자들은 대출이자 2년 대납, 입주기간 연말까지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이처럼 본격적인 입주를 앞두고 분양가 인하 등 각종 조건을 요구하며 건설사들을 옭죄는 입주단지가 늘고있다.

지난 6월 입주가 시작된 용인시 성복동 힐스테이트 2,3차도 분양가 인하 요구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입주율은 3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청주 지웰시티 1차(2164가구)도 지난 9일 입주를 시작했지만 일부 입주예정자들이 분양가 할인을 요구하면서 입주를 거부하고 있다.

입주예정자들의 목소리는 커지고 있지만 잔금이 들어와야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는 건설사는 이렇다할 묘책이 없어 난감한 상황이다. 계약 해지까지 가면 미납한 중도금과 잔금이 고스란히 건설사 몫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입주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이자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잔금유예 기간을 2년까지 연장해주는 곳도 있다.

하지만 건설사들은 잔금유예 기간 연장 등 요구조건을 받아들이는데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GS건설 관계자는 "시행사측이 입주예정자들의 요구를 검토하고 있긴 하지만 수용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도 "아직까지 입주예정자들의 요구조건에 대해 공식적으로 듣지 못했다"면서도 "입주자들이 내건 조건이 너무 과도하면 들어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계약자들이 단체 행동에 나설 경우 건설사 입장에서는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어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 조사에 따르면 하반기 수도권 아파트 입주 물량은 7만9226가구, 이 가운데 2만9000가구가 10대 건설사의 물량으 파악되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대형사들의 중도금 대출보증과 지급보증 규모가 각 사별로 수조원에 이르기 때문에 입주차질이 발생하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js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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