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면수 기자) 쉽게 만나고 쉽게 헤어지는 이른 바 '인스턴트 사랑'이 대세인 요즘 TV이나 소설에서만 볼 수 있는 한 국세공무원의 지고지순한 순애보(純愛譜)적 사랑이 수많은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지난 2008년 10월 국세청에 입사한 후 현재 마포세무서(서장 김용석) 재산세과에 근무하는 이근희 조사관(32살‧9급)은 최근 난치병으로 고생하는 아내의 병간호를 위해 약 1년간 일정으로 휴직을 신청했다.
이 조사관의 부인이 앓고 있는 병은 강직성척추염과 전포도막염(홍체모양체염).
강직성척추염은 '척추에 염증이 생기고 움직임이 둔해지는 병'으로 이를 방치할 경우 척추가 대나무처럼 굳어질 수 있다. 현재 이 병을 완치할 수 있는 치료방법은 없다.
또 전포도막염은 안구의 앞쪽 즉, 홍채와 모양체에 주로 염증이 발생하는 병인데 이 또한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영구적으로 시력을 잃을 수도 있다.
이런 불치병에 걸린 아내를 이 조사관은 연애할 당시(서강대학교 재학시절)에도 이미 알고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아무리 중한 병이라 하더라도 두 사람의 사랑을 결코 막아낼 수는 없었다.
지난 달 1일자로 휴직상태에 들어간 이 조사관은 하루 24시간 아내와 함께 있으면서 지속적인 물리치료와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등 아내의 쾌유를 위해 혼신의 힘을 쏟고 있다.
김용석 서장은 "인스턴트 사랑이 만연돼 있는 요즘 시대에서 참으로 보기 드문 경우"라며 "사연도 사연 나름대로 안타깝지만 아내를 위해 쏟는 사랑이 관서 직원 뿐만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김 서장은 이어 "병 때문에 아내가 퇴직을 하고 지금은 그 퇴직금으로 치료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관서 차원에서 배려할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배려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도 전 직원이 뜻을 모아 도움을 주겠다"고 덧붙였다.
또 마포署 김선호 재산세과장은 "연애할 당시 아내의 병명을 알고 결혼한 것도 놀랍지만, 그 사랑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희생 조차 겸허히 수용한 그 모습이 너무 아름답다"고 말했다.
한편 마포署는 김 서장을 포함해 전 직원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성금 200만원과 재산세과 직원들이 별도로 마련한 성금을 이 조사관에게 전달하고, (이 조사관)아내의 빠른 쾌유를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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