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진영 기자) 중견건설사 최대주주 및 경영진들이 자사주를 매입하고 증자를 실시하는 등 주가부양에 직접 발벗고 나섰지만 '약발'은 아직 제대로 먹히지않고 있다.
남유럽발 재정위기와 지정학적 리스크로 증시 전반 분위기가 무거운 가운데 정부와 금융권의 부실기업퇴출 계획 등 '6월 위기설'이 건설주를 짓누르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성지건설이 가까스로 부도 위기를 모면하면서 건설업계에는 긴장감이 더욱 고조되는 모습이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지난 4일 주가 안정을 위한 대규모 자사주 취득 공시를 하자 같은 날 주가가 전거래일 대비 4.73% 올라 4650원을 기록했다. 이는 연초 있었던 자사주 취득 공시 이후 4.99% 급등한 이후 올해 2번째로 높은 상승 폭이다. 그러나 공시 하루만에 지난 5일 주가는 3.66% 떨어져 자사주 매입 효과는 단 하루에 그쳤다.
한진중공업 조남호 회장도 5월31일과 지난 1일 각각 자사주 4만6290주, 2만7770주를 매수했다. 그러나 주가는 31일 0.4% 소폭 오름세를 보이다 하루 뒤인 1일 0.99% 하락해 전날 상승분을 모두 내놓더니 현재 2만4600원대 수준에 그치고 있다. 조 회장은 지난 3월18일에도 부인 김영혜 씨와 함께 각각 자사주 2만5650주와 3만7680주를 사들인 바 있다.
한라건설도 지난달 24일 최대주주 정몽원 회장과 딸 정지연 씨 등 특수관계인이 주가 추가하락을 방지 목적으로 회사 주식 11만3800주를 장내매수 했지만 같은 날 한라건설 주가는 1.87% 소폭 올랐다가 현재 1만2000원대 후반에 머물고 있다.
다만, 계룡건설산업은 유일하게 약발을 받고 있다.
계룡건설은 지난달 27일 최대주주 이인구 명예회장이 설립한 계룡장학재단을 통해 7800주를 장내매수 했다고 공시하자 주가가 6.28%까지 치솟는 기염을 토했다. 앞서 이 명예회장은 계룡장학재단을 통해 꾸준히 자사주를 매입해왔다. 이에 이달 초 1만3000원을 상회한 이후 그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조윤효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외 증시 환경 악화와 부도 우려에 따른 주가 하락으로 중견건설사 경영진들이 주가 부양을 위한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다"며 "그러나 건설업계 분위기가 여전히 좋지 않은 상황에서 경영진의 주가부양 노력이 큰 빛을 보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조만간 진행될 건설사들의 신용평가도 구조조정의 끝이 아니라 시작일 뿐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재무구조평가 등이 완료돼도 건설업황이 한시에 개선되긴 힘들다는 설명이다.
변성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로 갈수록 건설업계에 비우호적인 변화들이 예상된다"며 "특히 금리 인상이 본격화되면 주택투자의 기회이익과 관련된 건설업 모멘텀은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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